민락수변공원 빛 축제로 명성 되찾을까

내달 2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400m 구간 ‘루체 페스타’ 개최
음주 금지 후 상권 위축 부작용
문화 행사 늘며 방문객 회복세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4-10-17 18:17:31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을 ‘음주 공간’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수영구청이 민락수변공원에 대규모 빛 축제를 여는데, 이를 발판 삼아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영구청은 다음 달 2일부터 민락수변공원에 ‘제1회 밀락 루체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밀락 루체 페스타는 내년 2월 28일까지 민락수변공원에서 진행된다. 밀락 루체 페스타는 △광복로 겨울빛 트리축제 △서면 빛 축제 △해운대 빛 축제 등 부산의 유명 빛 축제처럼 빛을 주요 소재로 한다. 민락수변공원에 400m 길이의 빛 조형물이 조성된다.

이와 더불어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텐트 20개 동도 축제가 열리는 주말마다 설치될 예정이다. 회 센터 등 주변 가게에서 음식을 포장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인근 상가의 소비 활성화도 노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민락수변공원이 금주 구역인 탓에 술은 먹을 수 없다.

수영구청은 밀락 루체 페스타에 예산 4억 5600만 원을 편성할 정도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밀락 루체 페스타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민락수변공원 활성화도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수영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 민락수변공원을 음주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술변공원’이란 오명이 붙을 정도로 여름철마다 쓰레기 투기, 취객들의 고성방가와 무질서로 골머리를 앓자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음주가 금지되자 방문객 수가 급감하고 주변 가게도 문을 닫는 등 상권도 위축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수영구청은 이를 해결하려고 올해 3월부터 민락수변공원을 무대로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클래식 콘서트, 벼룩시장 등 각종 문화 행사를 60여 회 개최하며 방문객을 모았다.

일단 결과는 긍정적이다. 수영구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지난달까지 민락수변공원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64만 7000명이다. 술이 허용된 2022년(89만 5000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방문객 수를 회복한 셈이다. 또한 야외에서 술을 먹기 좋은 여름철에만 방문객이 집중된 과거와 달리 매달 방문객이 고르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구청 측은 이번 밀락 루체 페스타로 민락수변공원 옛 명성을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이번 밀락 루체 페스타는 문화를 통한 지역 성장이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방문객이 일상을 벗어나 여행지에 온 것처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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