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1300동이 꽉 찼다…9조 오일 머니에 들썩이는 울산

샤힌 프로젝트 덕택 온산 일대 호황
원룸촌 빈방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역 경제 도움
유동 인구 18.3%↑·카드 매출도 늘어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2024-10-17 14:25:46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하 배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하 배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에쓰오일 제공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에쓰오일 제공

울산 울주군 온산 일대가 ‘샤힌 프로젝트’ 덕분에 ‘오일머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근 원룸은 공실을 찾기 어렵고, 식당가도 몰려드는 노동자들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3월부터 온산공단 내 현 공장 인근 42만㎡ 부지에 9조 2580억 원을 들여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샤힌(shaheen·매를 뜻하는 아랍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의 국내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공사 기간은 42개월로 2026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기초공사가 마무리 단계인데 하루 평균 3500여 명 근로자가 투입되고 있다”며 “설비 공사가 본격화되는 내년 1월부터 1만 명 넘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일용직 노동자들이 온산읍에 몰리면서 공단과 가까운 덕신리 원룸촌에선 빈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온다. 이곳은 코로나19 당시만 해도 빈방 일색이었다.

온산읍에 있는 덕신1번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동네 원룸 건물 1300여 동 중 빈방은 거의 없고, 쓰리룸 정도 남아 있다”며 “월세도 예년보다 최소 10만~15만 원 올랐다”고 말했다.

주변 식당가도 붐비는 손님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덕신리에서 점심 장사를 한다는 업주 A 씨는 “외국인들이 많이 늘었고, 재료가 빨리 소진돼 일찍 문을 닫는 날도 잦아졌다”며 “일꾼들이 더 늘어난다고 하니 앞으로 장사도 더 잘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울산시 산하 울산연구원이 온산과 온양읍을 대상으로 시가 보유한 공공 데이터와 통신사 유동 인구 등 3년치(2021~2023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샤힌 프로젝트로 인한 지역경제 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먼저 온산·온양읍 유동 인구는 기공식 전인 2021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월평균 10만 4000명이었는데, 기공식 후인 2023년 3월부터 12월까지 12만 3000명으로 1만 9000명(18.3%) 늘었다.

같은 기간 공실 수는 3635실에서 2078실로 1557실(42.9%) 줄었다. 가구 수는 2021년 6월 2만 2748가구에서 2023년 6월 2만 4357가구로 1609가구(7.1%) 증가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카드 매출은 온산읍이 19% 증가했고, 온양읍이 15.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 과정에서 최대 하루 1만 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건설업체에 약 3조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 완료 후에도 상시 고용 400명 이상 유지, 경제 효과는 매년 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방세도 33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됐다”며 “앞으로도 대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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