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빈집 SOS'] 부산 빈집, ‘점·선·면’ 단위로 매입해 정비한다

시, 본보 제시 ‘SOS 지수’ 활용
점 단위로 빈집 점진적 매입 후
소규모 정비·대규모 개발 추진
재개발 주체엔 인센티브 제공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2024-10-16 18:46:15

부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방치된 빈집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가 빈집(폐공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부산 동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들의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방치된 빈집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가 빈집(폐공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부산 동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들의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속보=부산시가 〈부산일보〉가 제시한 ‘빈집 SOS 지수’와 지역별 빈집 위험 요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점·선·면 단위별 매입과 제공’을 큰 틀로 하는 ‘부산형 빈집 대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빈집 철거 등 정비 예산을 내년에 배로 늘리고, 빈집 매입 예산도 10억 원을 편성한다.

부산시는 본보의 ‘빈집 SOS 지수’와 지역별 빈집 위험 요인 분석(부산일보 9월 30일 자 1면 등 보도)을 기반으로 ‘부산형 빈집 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대책의 주요 골자는 점·선·면 단위별 빈집 매입과 철거 후 부지 제공이다. 점진적으로 빈집을 매입·철거해 나가고, 소규모 주택정비와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각종 건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개발 주체가 필요 시 매입한 빈집을 저렴한 가격에 내주겠다는 것이다.

시는 우선 본보 보도에서 빈집 위험 요인의 특성이 ‘고령화 비율 높고 저렴한 소형주택이 밀집한 산동네’로 분류된 원도심 지역과 저렴한 소형주택이 밀집한 정책 이주 지역에 주목했다.

시는 ‘빈집 SOS 지수’가 부산 205개 동 전체 평균보다 높은 이들 지역은 고령화와 주택 노후화가 심각하고, 열악한 사회 기반 시설 등으로 인구 유입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본보 지적대로 시는 이들 지역의 빈집을 장기적으로 매입해 공간을 비워나갈 예정이다.

우선 시는 점 단위로 빈집을 조금씩 매입해 나가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고, 매입한 빈집이 하나둘 모여 선으로 연결되면 인근 주택과 연계해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면 단위 대규모 면적의 빈집 사업도 추진한다. 재개발이 추진 중인 사업지의 빈집을 매입한 후 재개발 주체에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시범 지역으로 현재 원도심 재개발 사업지 2곳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개발 주체에 건폐율, 용적률, 건물 사이 거리 제한(인동 간격)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행정 절차를 측면 지원한다. 시는 신평동이나 반송동, 용호동 등 정책 이주 지역에 대해서도 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해 재개발에 숨통을 틔운다.

부산시 하성태 주택건축국장은 “원도심의 경우 용적률 높여 주더라도 건폐율을 높이고 건물 간 간격인 인동 간격 제한을 완화하면 고층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 빈집 실무팀은 본보의 일본 교토시 취재에 동행한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빈집세와 도시 재생의 선진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 도쿄와 교토시를 찾아 빈집 대책을 모색한다. 시의 취재 참관 요청을 받은 본보는 빈집 대책 수립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동행에 동의했다.

부산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부산일보〉의 해외 취재에 참관해 현지의 빈집 대책을 벤치마킹하고 정부 정책 개선 건의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내달 초 박형준 시장이 주재하는 ‘부산시 미래혁신회의’의 주제로 부산의 빈집 문제를 정했다. 시 주택건축국은 이날 빈집 대책을 발표하고, 본보와 부산연구원이 개발한 ‘빈집 SOS 지수’를 소개하며 지역별 빈집 위험 요인에 따른 맞춤형 대책의 필요성을 공론화한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