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4-10-05 23:23:53
배우 박보영이 부산에 떴다. 박보영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관객과 함께 넉넉한 가을밤을 함께 보냈다. 그의 특유의 맑은 미소와 선한 자세는 밤의 어둠마저 환하게 밝히는 듯 했다.
박보영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BIFF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배우를 꿈꾸던 시기부터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에 얽힌 이야기를 공개하며 관객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박보영은 배우 김해숙의 연기를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했다. 그는 “텔레비전으로 김해숙 선배의 연기를 본 뒤에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궁금해졌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전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박보영은 영화 ‘과속스캔들’(2008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며 “운과 때라는 게 있는 것 같다. TV에 무쌍꺼풀인 분이 별로 없을 때인데 시대의 흐름도 잘 맞은 것 같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박보영은 영화 ‘늑대소년’(2012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년) 등을 통해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제가 어릴 적엔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대중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면서 “나는 스스로 터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게 이런 모습도 있어요’라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 역할을 했을 때 쾌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보영은 스스로의 강점으로 ‘밝은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서서히 다른 색깔들도 보여주면서 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같은 색깔의 작품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며 “빨리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기회도 없고 대중이 바라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 고민은 선배 김해숙의 조언 덕분에 사그라들었다고. 박보영은 “‘잘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다음에 너의 패를 보여주면 된다’고 말해주신 게 크게 와 닿았다”고 전했다.
박보영은 감사하게도 이제 그런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많은 일을 경험했기에 표현할 수 있던 것 같다”며 “오래오래 다양한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이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여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지난 2일 개막한 제29회 BIFF는 오는 11일까지 부산시 영화의전당 일대와 남포동 BIFF 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액터스 하우스는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다. 올해는 박보영을 비롯해 황정민, 천우희, 설경구 등이 이 행사로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