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한테 ‘강경 진압’하라 보고”…명태균, 대우조선 파업 개입 의혹 확산

민주당 공개 음성 파일서 명 씨 사측 보고서 받아 윤 대통령 부부에 전달
“강경진압하라고 보고…그 뒤 한 총리가 긴급 회의 소집한 것”
민주당 “당시 정부 대응과 일치”…진보당·노동계 “국정조사 필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4-12-26 15:12:31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공천개입 및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공천개입 및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파업 당시 정부 대응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음성 녹음 파일이 26일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과 함께 명 씨가 현 정부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명 씨가 그해 7월 20일 파업 중이던 거제 조선소에 가던 중 지인과 대화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에서 명 씨는 “조선소고 뭐고 내용을 잘 몰라서 (대우조선해양)이용호 부사장한테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했지”라며 “대통령하고 사모한테 강경진압하라고 다 보고했어”라고 말한다. 이어 “보고하고 나니까 한 총리(한덕수 국무총리)가 긴급 소집한 거 아냐”라고 했다. 명 씨가 당시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으로부터 받은 파업 관련 보고서를 토대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강경 진압을 건의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한 총리 주재로 관련 긴급회의를 열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명 씨의 발언이)당시 정부 대응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7월 14일에 한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가 열렸고, 7월 18일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의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이 발표됐다”고 밝혔다. 명 씨는 또 녹음파일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한 거(보고서를 써준 것)니까 믿고는 있지만, 가서 보기라도 해야 나중에 (대통령과 사모가)물어보면 할 말이라도 있지”라면서 “데모하는 놈 150명 때문에 하청 일하는 놈 1만 명이 다 죽겠던데, 회사 피해가 5700억이라는데 이것저것 다 붙이면 7000억이라 하더라”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사측 입장만 듣고 파업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과장된 수치도 그대로 언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지난 달 명 씨가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을 찾아 사측 관계자들로부터 파업 상황을 보고 받고, 이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정황을 보도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앞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은 2022년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51일간 점거 농성 파업을 벌인 뒤 한화오션으로부터 47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받는 등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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