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대화 ‘물꼬’… 서울 의대생 일부 복학도

이주호 장관·김택우 의협 회장
비공개 회동서 정원 문제 논의
서울대 3·4학년 30% 수업 복귀
부산은 아직 복학 움직임 없어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2025-01-21 18:19:34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의대 증원 갈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벌여온 정부와 의료계가 최근 물밑 접촉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증원 갈등 속에 휴학했던 서울 일부 의대 학생들은 올해 1학기에 복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의정 갈등에 변화의 움직임이 연이어 감지되면서 향후 상황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지난 18일 비공개로 만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의협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8일 의협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의 회동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 교육부는 21일 “의료사태 장기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교육 마스터 플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지난 20일 열린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간담회에서도 “각 학교 현장의 교육 여건까지 감안해 원점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며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 등이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한 의대 증원폭 축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협은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의 비공개 회동이 언론에 공개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협은 21일 “비공개로 합의된 만남을 공개해 또다시 신뢰를 훼손하고 상황을 왜곡한 이 부총리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부총리는 교육에 대한 대책도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의대 교육 정상화 대책부터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의협 등 의료계는 적어도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은 줄여 의학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 일부 의대에서는 의대 본과 학생 중 상당수가 2025년 1학기 수업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한 서울대 의대에서는 본과 3·4학년 학생 70여 명이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의대 한 학년 정원은 135명으로, 두 학년 정원(270명)의 30%가 학교에 복귀한 것이다. 최근 열린 서울대 의대 학생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복학 찬성 의견이 23%로 집계됐다.

연세대 의대에서도 학생들의 복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의대 본과 3·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복학 신청에서 일부 학생들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대학 측은 다음 달 2차 복학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과 달리 부산에서는 의대생들의 복학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복학 신청을 진행할 예정인 부산대 의대에서는 복학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신대 의대도 오는 31일부터 의예과(2학년)와 의학과(1~4학년) 복학을 시행한다. 동아대와 인제대에서도 의대생들의 복학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서울대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가 빨라질 경우 그동안 복학을 거부해 온 의대생들의 단체 행동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생들이 대거 1학기 수업에 복귀하면 국립대 의대와 주요 사립대 의대 학생들의 조기 복귀 판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