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품은 야구장 건립,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

북항 야구장 전문가 세미나

바다와 야구는 부산의 상징
시민 대부분 사업 추진 동의
타 지역보다 북항 우위 확실
토지 매입 전향적 방안 필요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2025-05-27 18:29:38

부산의 ‘바다 야구장’ 관련 전문가 세미나가 27일 오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북항 야구장, 실현 가능한가’를 주제로 참여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바다 야구장’ 관련 전문가 세미나가 27일 오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북항 야구장, 실현 가능한가’를 주제로 참여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은 ‘바다 야구장’을 품은 도시가 될 수 있을까. 또 어떤 난관을 극복해야 꿈을 이룰 수 있을지를 화두로 전문가와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바다 야구장이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27일 오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선 ‘북항 야구장 실현 가능한가’를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다. 북항미래포럼과 〈부산일보〉가 주최한 행사다. 좌장을 맡은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은 “부산의 1번, 2번 특색이 바다와 야구다”라며 “북항 야구장은 부산의 특색을 가장 잘 표현하는 명물이 될 것”이라고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주제 발표를 한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2032년 돔구장으로 탈바꿈하는 잠실구장, 2028년 준공 예정인 인천 청라돔구장 등과 비교하며 부산의 현실을 꼬집었다. 사직구장은 1985년 개장한 노후 야구장이지만 재건축 사업이 여전히 겉돌고 있어서다.

전 교수는 잠실구장 재건축 사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내년에 착공해 준공까지 6년이 걸리는 대규모 공사로, 총 사업비는 3조 원으로 추정된다. 단순한 야구장 재건축이 아니라 전시·컨벤션, 업무·숙박·상업시설 등과 연계해 추진하는 복합형 스포츠 콤플렉스를 짓는 프로젝트다. 스포츠 콤플렉스가 부산에서 가능한지를 따지고 있는 사이에 서울은 이를 현실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전 교수는 “야구의 열기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라 할 정도인데, 정작 야구장 노후화 정도로 따지면 전국적으로 섬처럼 고립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선 현 사직구장 철거 뒤 재건축, 구덕경기장 일대 전용구장 건립, 강서구 스포츠타운 부지 활용 등 기타 대안과 북항 야구장의 가능성이 비교됐다. 접근성, 파급 효과, 공사 기간 등에서 북항 야구장의 우위는 확실했다. 구도심 재생, 부산역 일대 관광상품화, 랜드마크 기능 등의 파급효과에 대한 이견도 없었다. 전 교수는 “평당 2000만 원에 달하는 땅값이 유일하고 결정적인 단점”이라며 “나머지 여건은 최고다. 부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분석했다.

북항 재개발 1단계 지역 내 랜드마크 부지에 돔구장이 추진되면, 건축 비용 최소 5000억 원에 공사 기간은 3년 정도로 추정된다. 개방형 구장은 3000억 원에 2년 정도이다.

문제는 공사비가 아니라 부산항만공사(BPA)가 소유한 부지의 땅값이다. 11만 3286㎡ 규모에 6800억 원으로, 부산시 재정으로 감당하기 힘들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부산 시유지와 BPA 부지 맞교환, 공공성 차원에서 정부의 무상 임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기존 사직구장 일대의 역할을 재정립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것도 핵심 선결 과제로 지적됐다.

토론의 패널로 참여한 전성훈 BPA 재생산업단장은 “법에 따라 BPA가 직접 개발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서도 “랜드마크 활성화를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인데, 시민의 의견이 모이면 주요 콘텐츠로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토지 매입 문제를 해결하려면 BPA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BPA의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인근 오페라하우스처럼 무상 임대 형식을 방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지금 항만공사 기능이 제한적이다. 항만공사법을 개정해서 투자를 유치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추진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김종백 동의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는 “새로운 개념의 경기장이 필요하고, 주변에 문화관광 시설이 있어야 ‘행복 야구’를 실현할 수 있다”며 “스포츠는 단순히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섰다. 스포츠 시설은 도시 재생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항 야구장이 야구팬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의 미래에 매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은 북항 야구장 건립에 2000억 원 기부 약속을 한 것과 관련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BNK 주식을 공탁할 수 있다. 약속은 확실하다”며 “사업을 하다가 더 필요하면, 3000억 원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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