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2025-06-26 15:27:32
부산 황령산 봉수대부터 남구 옛 스노우캐슬 부지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시민단체는 2단계 케이블카 노선이 황령산에 설치된 고압 송전선로를 가로지르게끔 계획돼 위험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유사한 의견이 심의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25일 오후 열린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의 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사업자 측은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완해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
변경안은 황령산 봉수대에서부터 남구 스노우캐슬까지 2.2km 길이의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하부승강장을 조성하는 ‘2단계 로프웨이’ 계획을 담고 있다.
황령산유원지 봉수전망대조성사업의 연장선으로, 사업이 실현되면 부산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황령산에 설치된다. 황령산유원지 봉수전망대조성사업은 산 정상에 △118m 높이 봉수전망대 △푸드코트 등 관광시설 △부산진구 황령산레포츠공원과 전망대를 잇는 539m 길이 케이블카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최종 승인에 해당하는 실시계획 인가 단계에 돌입했다.
전날 심의에서는 2단계 로프웨이 조성에 대한 여러 보완 사항이 지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령산 일대에 설치된 고압 송전선로와 케이블카 노선이 교차하는 문제를 포함해 환경 영향, 공공성 확보 문제 등이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4일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블카 노선이 154kV 전압의 송전선로와 교차하게끔 계획돼있어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본부 측은 “국내 다른 케이블카 현장을 살펴봐도 고압 송전선로와 교차하게끔 조성된 사례는 없다”며 “계획대로 노선이 강행되면 (케이블카가) 고압 송전선 위나 아래로 지나가는 형태가 될 텐데,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전선로의 관리 주체인 한전 측은 “부산시의 의견 요청에 따라 케이블카 계획노선이 송전선로에 지장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고, 추가 방안에 대해 협의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KEC(대한전기협회) 한국전기설비규정 등에 적합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적용할 것인지는 향후 세부 도면 등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8월 시는 사업 시행사인 대원플러스그룹과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봉수전망대 설치와 530여 m 길이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담은 개발안은 2023년 12월 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내달 중 실시계획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