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5-09-03 18:35: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의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이 한데 모여 반미·반서방 연대를 공고히 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러 3국 연대 움직임에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여유를 부렸지만, 정작 열병식을 지켜본 후 상반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자유를 위해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할지가 답변돼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다”며 “나는 그들이 그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플라잉 타이거’(Flying Tiger)로 불리는 미군 조종사들의 대중국 지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의 ‘반미’ 연대가 구축됐다는 평가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미국에 대항할 공모를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은 전승절 행사가 시작된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민감한 반응은 이날 앞서 보인 모습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송된 라디오 인터뷰와 오후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진행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북중러의 반미 결속 움직임을 우려하느냐는 질의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대중 관계에서 미국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고 이들 국가가 미국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승절 행사 시작 이후 3국 정상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되자, 북중러 연대를 심각하게 보는 미국민의 여론을 감안해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