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10-15 11:03:49
올해 수시모집에서 부산 지역 학생 4명 중 1명만 수도권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 수준에서 크게 줄어들며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산·울산·경남 등 경남권은 같은 권역 대학에 지원한 비율이 비수도권 지역 중 두 번째로 높아, 서울 대신 가까운 대학을 택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입시전문업체 진학사는 2026학년도 수시 지원 대학을 공개한 수험생 26만 8821명을 분석한 결과, 올해 부산 지역 수험생의 수도권 대학 지원 비율이 24.9%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0.3%와 비교해 5.4%포인트(P) 감소한 수치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연도별로 보면 2022학년도 27.0%에서 2023학년도 26.3%로 소폭 낮아졌다가, 2024학년도 28.8%, 2025학년도 30.3%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흐름이 급격히 꺾이며 부산 학생 4명 중 1명만 수도권 대학에 지원했다.
서울 소재 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2026학년도 부산 학생의 지원 비율은 14.8%에 불과했다. 전년도인 2025학년도(18.3%)보다 3.5%P 하락했으며, 이 또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소재 대학 지원 비율은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23.8%에서 올해 18.8%로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수도권 지원이 줄어든 만큼 가까운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부울경 지역에서는 해당 경남권 내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지난해 42.1%에서 올해 45.2%로 늘었다. 같은 지역 대학에 지원한 비율은 비수도권 가운데 충청권(대전·세종·충청)이 51.3%로 가장 높았고, 경남권이 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 밖에 경북권(대구·경북) 43.8%, 전라권(광주·전라) 41.0%, 강원권 25.9%, 제주권 15.3% 순이었다.
부산 지역 수험생의 수도권 대학 지원 감소에는 정부의 지역 대학 육성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불리는 지역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정책과 ‘글로컬대학30’ 사업 등 비수도권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잇따르면서, 지역 대학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의과대학 정원 회귀와 수능 사회탐구 과목 쏠림(사탐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입시 변수까지 겹치며 수험생들이 보다 안정적인 지원 전략을 택한 것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부산 등 비수도권 학생들이 굳이 수도권 대학에 뛰어들기보다 지역 대학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대학 진학에 따른 생활비 부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거점국립대 합격선 완화, 지역인재전형 확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부산·경남권 대학들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크게 늘리며 지역 학생의 잔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들이 수도권 경쟁률 부담을 피하고 지역 대학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정시모집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