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2025-02-11 20:25:00
8000만 년에 걸쳐 빚어진 아름다운 해안선과 산을 품은 이기대에 예술의 매력을 입히는 ‘이기대 예술공원’ 사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 조성에 들어간다. 이기대 예술공원 3대 거점 중 하나이자 대표 상징물 역할을 할 ‘아트 파빌리온’은 조만간 세계적 작가와 작품 선정 작업을 거쳐 올해 조성에 들어가 내년 내 설치까지 마무리된다.
국내외 갤러리 6~7개가 들어설 ‘바닷가 숲속 갤러리’ 영역도 곧바로 다음 달 국내외 작가 선정 작업을 시작으로 조성에 들어가며, 2028년까지 예술공원의 관문 격인 ‘오륙도 아트센터 영역’까지 조성돼 시민들을 만날 전망이다.
부산시는 11일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을 세계적인 자연 속 예술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다음 달 시작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 윤곽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시가 밝힌 이기대 예술공원 사업은 오륙도에서 동생말까지 이어지는 이기대 일대 125만㎡의 공간에 △오륙도 아트센터 △바닷가 숲속 갤러리 △국제 아트센터 영역 등 3대 거점으로 조성된다고 알려졌다.
국제 아트센터 영역 내에 들어설 아트 파빌리온이 가장 먼저 시민과 만나게 된다. 시는 국제 아트센터 영역 내 500㎡ 부지에 37억 원을 투입해 다양한 조형물이 들어서는 아트 파빌리온을 조성하기로 했다. 아트 파빌리온은 이기대 예술공원의 마중물이 될 공간으로, 올해 작가와 작품의 공모 절차를 진행한 뒤 올해 안에 착공하고, 내년 중 완성할 예정이다. 파빌리온은 전시회나 박람회 등에서 사용되는 건축물과 예술작품이 결합된 것이다. 국제아트센터 영역에는 퐁피두센터 부산분관도 들어선다.
국내외 유명 작가의 크고 작은 전시관 예닐곱 곳을 유치해 이기대 예술공원의 거점 시설을 이어주는 바닷가 숲속 갤러리 역시 다음 달부터 미술관 설립을 희망하는 국내외 작가로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심사를 통과한 작가들은 미술관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다.
오륙도 아트센터 영역에는 옛돌 스트리트와 목조 전망대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목조 전망대는 지상 3층, 18m 높이의 건축물로, 자연과 예술성이 어우러진 새로운 상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조 전망대는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오륙도 일원 자연마당 주변에 들어설 옛돌 스트리트는 우리옛돌문화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한 석조 유물 65점을 이용한 볼거리가 만들어진다. 옛돌 스트리트는 올해 안에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의 공공예술과 디자인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시민들이 예술을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이기대 본연의 매력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미술 건축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을 맡는 자문위원회도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이기대 예술공원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위에는 영국 건축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 등 국내외 전문가 7명이 참여한다. 헤더윅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더 베슬’, 영국 런던의 ‘롤링 브리지’ 프로젝트를 담당한 건축가다.
헤더윅은 지난 10일 부산에 도착해 11일 오전 헬기를 타고 부산과 이기대 일대를 둘러봤다. 헤더윅은 “부산 이기대는 해안선과 바다를 가진 엄청나고 매혹적인 공간이었다”며 “전 세계 기존 건축물들이 특정 계층이나 여행객들을 위한 곳이었다면, 이기대 공원은 일반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