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2025-02-23 18:21:13
광안대교가 환하게 내려다 보이는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마련된 ‘2025 가족이 함께하는 별빛 독서캠프’에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엄마, 아빠를 위한 뜻깊은 강연도 열렸다. 학부모들은 3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동고동락한 부산시교육청 허남조 유초등교육과장의 강연을 들었다.
허 과장은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소회의실을 가득 메운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마음 이해하기’를 강조했다. 허 과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사자성어 속 ‘들을 청’(聽)이라는 한자 속에는 ‘눈과 귀를 기울여 마음을 듣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허 과장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목소리와 행동에 더욱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청득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고 허 과장은 설명했다. 허 과장은 “한 교육 전문가에 따르면 사람 마음 속 문의 손잡이는 안쪽에 있어 아무리 바깥에서 열려고 해도 열리지 않는다”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녀가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고 엄마, 아빠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꾸준히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 과장은 “마음이라는 것이 좁히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지만, 넓히면 세상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부모는 아이를 너그럽게 바라봐야 한다”고 미소지었다.
허 과장은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중요한 수단이 바로 ‘독서’라고 강조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의 생각을 듣고, 서로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허 과장은 초중고 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독서 보급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소개해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길 위의 독서’ 프로그램은 큰 주목을 받았다. 허 과장은 “학생들이 동래읍성,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길, 용두산공원, 해운대 등 부산 곳곳의 특징을 담은 책을 읽고, 책 속에 담긴 현장을 걷고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 과장은 “길 위의 독서를 통해 부산을 더 이해하고,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 과장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 읽는 모습”이라며 “현명한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친밀하고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