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2-24 10:25:50
더불어민주당에서 당 정체성과 관련, 엇갈린 해명이 나온다. 한편에선 “한국 정당은 기본 출발이 보수정당”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 편에선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진보정당”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을 해명하기 위해 각기 다른 주장을 펴면서 정체성 혼란이 더 심화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에 대해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우리나라는 진보정당이 뿌리를 내리기 어려웠다”면서 “한국정당은 기본 출발이 보수정당”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대표는 “(이 대표가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서 “기본적으로 중도보수 성향을 갖고 있는 정당으로서 가치지향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 대표는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 정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부대표는 이 대표의 이 발언 자체를 부인하면서 “한국 분단사에서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토대가 어려웠기 때문에 보수정당의 가치를 기본적으로 안고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민주당이 진보정당이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수현 의원은 2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대표도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진보정당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저희는 늘 진보를 기본으로 하면서 중도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면서 “민주당은 진보를 추구하는 진보정당으로서의 그런 것들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규정한 적이 없다”면서 “이 대표가 민주당의 노선, 정체성을 혼자 결정하고 규정하고 새로 바꾼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 대표의 “진보 정권이 아니다”라는 발언 자체를 부인하거나 “진보정당이라고 말했다”면서 정반대 주장을 하는 데 대해선 정체성 논란을 피하기 위한 무리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 대표 발언과 관련 엇갈린 주장을 펴는 상황에서 보수 정당에선 정체성에 대한 비판 공세가 이어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지난 23일 SNS를 통해 “이 대표는 여러 이유로 원래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되는 분”이라며 “최근 며칠 동안 정치의 공간에서 차선 물고 달리고, 깜빡이 없이 차선을 바꾸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탑승한 차는 당신의 개인 실험장이 아니다”라면서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운전을 하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