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고 주촌면 이전 무산되나···총동창회서 부결

이전 찬반 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 안돼
‘학생 선발권’ 요구에 교육청 거부 원인
1만 세대급 신도시에 고교 1곳도 없어
교육청 “고교 배치 다른 방안 찾을 것”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2025-02-28 16:54:23

경남 김해시 삼정동에 자리한 김해고 전경.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삼정동에 자리한 김해고 전경.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고등학교의 주촌면 이전 계획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김해고 총동창회가 우수한 학생 영입을 위해 학생 선발권을 요구했으나 경남교육청이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1만 세대급 주촌신도시 안에 고등학교가 없어 그 여파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안게 됐다.

28일 김해고 총동창회에 따르면 총동창회는 지난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삼정동에 있는 모교를 주촌면으로 이전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참여자 214명 중 107명이 찬성하고 나머지 107명이 반대해 이전을 위해 필요한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김해시 인재육성과 관계자는 “지난 26일 김해고 총동창회가 임시총회 결과를 공문으로 알려왔다”며 “시는 지난해 4월 경남교육청, 김해고 총동창회가 협약을 맺고 학교 이전에 뜻을 모아 왔는데 서로 의견이 갈렸다. 지금 시가 이전 보류나 무산을 답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주촌면에는 최근 신도시 조성으로 약 1만 세대에 가까운 공동주택이 준공, 건립 중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어 김해시 등은 주촌·장유지역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원도심에 있는 김해고를 남녀공학으로 변경하고 신도시로 옮기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는 우선 이전 예정 부지를 주촌면의 한 공동주택 인근 터로 정하고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묶었다. 이어 학부모 설문조사, 재정투자심사, 이전 확정, 부지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학생 선발권을 두고 교육청과 총동창회가 첨예하게 대립해 사업 백지화까지 거론된다.

김해고 총동창회 박성호 회장은 “임시총회 결과에 따라 이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와 교육청에 전달했다. 면 지역으로 가면 당연히 학생 선발권이 주어지는 줄 알았던 것”이라며 “남녀공학이 되고 학교 면적이 감소하는 점도 감수하겠다고 했는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교육청에 비평준화 학교 지정 요건이 되는 교통 환경이 좋지 않은 점도 얘기했는데 통하지 않았다”며 “교육청이 입장을 바꾼다면 총동창회도 선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남교육청은 이러한 총동창회 측 주장에 “형평성에 어긋나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경남교육청 학교지원과 고등학생배치 담당자는 “김해는 기본적으로 추첨 배정하는 평준화 지역”이라며 “다만 장유지역 고교 5곳과 진영읍 고교 1곳은 교통 불편 지역 등으로 분류돼 평준화 지역에서 제외됐다. 면 지역이라고 무조건 적용 대상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담당자는 “주촌면은 내외동과 인접해 있어 위치적으로 학생 선발권이 부여되는 학교장 전형 대상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서 “총동창회 측이 이전이 어렵다고 결정했다면 사업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재배치를 위한 다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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