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의 클래식 공연 성찬, 지금은 ‘부산이 클래식 수도’

부산콘서트홀 나흘째 개관 공연
선우예권·조성진·조재혁 등
대한민국 대표 연주자 총출동
25일엔 정명훈 감독 직접 연주
오는 28일까지 기념 페스티벌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2025-06-23 18:17:08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22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하고 있다(위).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이 오케스트라 무대에 설치한 이동형 콘솔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부산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22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하고 있다(위).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이 오케스트라 무대에 설치한 이동형 콘솔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부산 제공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나흘째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가며 ‘클래식 부산’ 시대를 화려하게 열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내에 개관한 부산콘서트홀은 23일 오후 7시 30분 ‘베토벤과 낭만’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017년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함께한 이날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챔버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선 포레와 베토벤, 브람스의 주옥 같은 곡들로 실내악의 향연을 펼쳤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오후 5시에는 클래식부산 정명훈 예술감독이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 피아니스트 조성진, 오르가니스트 조재혁과 함께 ‘황제 그리고 오르간’ 공연을 선보였다.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날 공연은 개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공연의 서막은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이 파이프오르간 독주(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로 열었다. 합창석 뒤 무대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조재혁이 연주하는 강렬한 오르간 선율이 웅장하게 공연장 구석구석 울려 퍼졌다. 비수도권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최초로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이 그 위용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조성진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로 힘차고 매끄러운 선율을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소리의 행진을 이어가며, 마치 부산콘서트홀이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는 ‘대관식’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연주가 끝난 뒤 퇴장한 조성진은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에 다시 무대에 올라 쇼팽의 ‘녹턴’을 앙코르곡으로 들려줬다. 한국인 최초 쇼팽국제콩쿠르 우승자답게 쇼팽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완벽하게 표현해 역시 조성진이라는 극찬이 나왔다.

2부에서는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이 APO와 함께 생상스의 교향곡 3번 C단조 78번 ‘오르간’을 강렬하고 긴박감 넘치게 연주했다. 파이프오르간의 장엄한 사운드는 큰 파도처럼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조재혁은 오케스트라와의 협주에서는 지휘자와의 호흡을 위해 오케스트라 무대 옆에 설치한 이동형 콘솔에서 연주했다. 파이프오르간을 구성하는 4423개의 파이프가 뿜어내는 웅장하고 심오한 사운드는 오케스트라와 교감하면서 부산콘서트홀 출범을 알리는 화음을 여름 밤하늘로 쏘아 올렸다.

지휘자 정명훈은 공연이 끝난 뒤 조성진, 조재혁과 일일이 포옹하면서 감격을 나눴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하나둘씩 소개하면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끌어내 진한 여운을 이어갔다. 관객들이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내자 정명훈은 그 울림을 새기듯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면서 공연을 마쳤다.

부산콘서트홀은 이날 공연 이후에도 오는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25일엔 정명훈이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서 슈베르트 피아노 오중주 ‘송어’ 공연을 한다. 이어 27~28일엔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를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려 개관 기념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