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 2019-10-01 21:43:33
조국이 사라진 시대, 한 청년의 위대한 비행이 시작된다! 격동의 20세기 상공을 과감히 날아오르다. 100년의 세월을 간직한 비행기의 박진감 넘치는 ‘100년 전 그날의 비행’ 영화적 스케일과 스토리로 재탄생한 또 하나의 명작! KBS가 대한민국 항공 역사를 새롭게 추적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충천’을 오늘 밤 10시에 방송한다. 하늘을 높이 오른다는 뜻의 충천. 조국의 하늘로 높이 오르길 갈망했던 한 남자가 있다. 독립운동가 최용덕(1898~ 1969)이다. 그는 왜 자신의 운명을 하늘에 걸었던 것일까? 내레이션은 싱어송라이터 요조가 맡았다.
1차 세계대전에서 발휘한 엄청난 폭발력으로 온 세계는 항공력에 주목했다.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신무기, 비행기! 이에 많은 한국인 청년들은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제에 빼앗긴 조국을 떠나 낯선 땅 중국으로 망명했다. 그중 한 사람, 청년 최용덕! 비행기 조종사가 귀했던 시절, 최용덕은 스물여섯의 나이로 꿈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목조로 된 뼈대에 천을 둘러싸서 만들어졌던 당시의 비행기는 ‘하늘을 나는 라이터’로 불릴 만큼 불에 타는 사고가 잦았다. 그는 적군과의 전투보다도 자신의 비행기와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했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하늘을 날아오르는 꿈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최용덕. 죽음조차 막을 수 없었던 그의 삶을 이끈 것은 무엇일까. 그는 왜 그토록 비행사의 길을 고집했던 것일까.
최용덕이 비행사로 활약하던 시절, 중국에서는 여러 군벌이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아시아 최대의 현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군벌 전쟁에는 비행기와 같은 최신 무기가 총동원됐다. 하지만 격동의 중국 내전 속에서 최용덕의 비행기는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며 추락하고 만다. 불구덩이로 변한 비행기 속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최용덕. ‘충천’은 군벌 전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 뻔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왜 중국의 대격변 시대에, 중국 군대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는가.
장제스의 신임 속에서 중국 공군의 핵심 요원으로 살아간 최용덕. 그러나 믿기지 않게도 그의 삶은 평생 가난했다. 자신의 월급을 모두 독립운동가들에게 건넬 만큼 독립운동의 끈을 놓지 않았던 최용덕, 그의 간절한 염원은 조국의 독립이었다. 이국의 하늘에서 조국 독립의 방향을 모색하는 지난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사람. ‘충천’은 조선의 한 청년이 공군의 아버지가 되기까지, 그 대서사시를 전한다.
‘충천’은 최용덕의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 공군 역사를 조명한다. 또한 100년 전, 최용덕이 조종했던 비행기 기종을 찾아 실제 당시 비행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방송되는 10월 1일은 대한민국 공군이 창설된 지 정확히 70년이 되는 날이다. 1949년 10월 1일, 우리의 하늘을 우리가 지키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30년 만에 모두의 염원이 실현됐다는 데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공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KBS 특집 다큐멘터리 ‘충천’은 오늘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