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4-06-25 11:17:52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25일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근 군사동맹에 준하는 북·러 조약 체결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 의원이 핵무장론으로 보수 지지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이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이하는 것은 이제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리며 “미국의 정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경우에 미국의 태도도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핵무장에 대해서 논의하고, 핵무장을 할 때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지난주 북·러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자체 핵무장과 잠재적 핵 능력 구비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잠재적 핵 능력 구비’란 한미 원자력 협정의 제한을 받는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한의 확보를 뜻하는 것으로, 사실상 국책 연구소인 전략연에서 독자 핵무장과 재처리 권한 확보까지 언급한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와 함께 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법안들을 대통령의 거부권으로라도 저지할 수 있지만, 3년 후에 우리가 다시 집권하지 못하면 그 1년 동안 대한민국이 어떠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대선주자의 꿈이, 일종의 사심이 먼저인 사람이 대표를 하게 되면 더 많은 대선후보를 가질 수 없게 되고, 당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해 “그런 분들이 당을 맡으면 (미래가) 뻔히 보인다. 친윤(친윤석열)도 문제지만 친한(친한동훈)도 득세하는 것 아닌가”라며 “한동훈당, 원희룡당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 발의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사실 총선쯤에는 오히려 대안을 내면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았을 수도 있다. 민주당의 특검법이 진실규명이 아닌 정쟁용이라는 게 그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많은 국민이 잘 인지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합리적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문제다.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