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선 ‘레인보우워리어호’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부산항에 입항했다. 원전 반대 캠페인을 진행한 2016년 방문 이후 8년 만이다.
15일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INC5)를 앞두고 부산항 입항 행사를 열었다.
이번 입항은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 참가국에 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지지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레인보우워리어호는 ‘제로 플라스틱 항해’를 내세우며 세계를 항해 중인 배로 홍콩과 대만을 거쳐 이날 부산항에 들어왔다. 해당 선박은 환경 문제를 알리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그린피스는 이날 오전 선박 앞에서 “각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지지하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헤티 기넨 선장은 레인보우 워리어호 내부를 보여주며 “이 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증폭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헤티 기넨 선장은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려면 204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을 2019년 대비 75% 이상 줄여야 한다”며 “플라스틱 생산을 감소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건강은 물론 지역사회, 생물 다양성, 기후 문제가 여기서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린피스의 ‘제로 플라스틱 항해’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 조약’을 약화시키려는 업계와 일부 정부에 맞서기 위한 활동”이라며 “우리는 플라스틱 감축생산 조약을 담은 ‘강력한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레인보우워리어호는 2011년 건조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건조됐다. 엔진 없이 돛으로만 항해할 수 있다는 점이 배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하이브리드 엔진을 이해 운항하는 에너지로 디젤과 전기를 함께 쓴다. 선박에 사용되는 천 등 소품도 모두 친환경적으로 제작됐다.
그린피스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INC5)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전 세계 175여 개 유엔 회원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모여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규칙을 정하는 회의다. 2022년 우루과이에서 첫 회의를 시작해 부산에서 5차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170여 개 유엔 회원국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 환경 전문가 등 4000명 이상이 참석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최종안을 논의한다.
회의의 핵심 논의 사안은 플라스틱 생애 주기 중 가장 큰 유해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을 일으키는 ’생산‘ 단계에서의 감축 여부다.
이번 회의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할 예정인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앞선 4차례의 회의에서 국가 간 의견 대립으로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논의에서 커다란 진전이 없었기에 마지막인 이번 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단순히 의사 개진에서 나아가 제5차 회의의 개최국이자 우호국 연합 소속 국가로서 강력한 협약이 성안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앞두고 오는 23일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15개 환경단체가 모인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도 협상 회의 참가국에 생산 감축을 포함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대규모 행진에 나선다.
협상 회의가 진행되는 벡스코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경로로, 이날 행진을 통해 시민들의 강력한 협약 촉구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