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4-11-24 18:01:30
부산 수영구 옛 미월드 부지를 포함한 민락유원지에 추진되는 42층 생활형 숙박시설의 부산시 건축 심의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이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영발전협의회 등 수영구 민락동 인근 주민 300여 명은 24일 오전 8시 30분 수영로타리에서 민락유원지에 추진되는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락유원지는 수영구민의 휴식 공간이자 산소통 같은 곳으로 수영구민은 민락유원지 난개발과 광안리 경관의 사유화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생활형 숙박시설은 언제든 주거형 오피스텔로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생숙 건립은 민락유원지의 숲을 훼손하고 수영구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A건설사는 수영구 민락유원지에 지하 9층~지상 42층 1개 동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을 포함한 특급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건설사는 건물을 반으로 나눠 하층부에는 호텔을, 상층부에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민락유원지 내 옛 미월드 부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다.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는 올해 4월 조건부 통과했고, 연말에 부산시 건축 심의를 앞뒀다.
부지 인근에는 또 다른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이 진행되고 있는데, 부산 B건설사는 42층 규모 생활형 숙박시설 2개 동 등을 짓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부산시에 건축 심의가 아직 접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락유원지 일대는 본래 도심 내 녹지 공간 보존을 위한 자연녹지지역이었다. 부산시는 2017년 부지 일부를 산책로 용도로 기부받고, 인접 땅의 원형 보존 등을 하는 조건으로 부지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바꿨다. A건설사는 이후 2017년 12월 기부채납·원형 보존 부지를 제외한 현재 대지를 매입해 개발 계획을 세웠다. B건설사도 2013년 경영난으로 폐업한 뒤 여러 사업자 손을 거친 미월드를 사들여 생숙을 추진하고 있다.
수영발전협의회 황진수 회장은 “녹지 공간을 깎아 생숙을 짓는 것은 수영구 자연경관을 사유화하는 일로 난개발이라 볼 수밖에 없다”며 “건축 심의 부결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수영구민들과 항의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