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7-10 16:20:12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간 19개 정부 부처 장관 중 17개 부처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국토부와 문체부는 아직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예민한 부동산 정책을 컨트롤할 국토부 장관 자리와 세계 5대 문화강국 공약을 이끌 문체부 장관 자리를 두고 이 대통령이 막판까지 장고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부산으로선 지역 부동산 정책과 더불어 현재 차질을 빚고 있는 가덕신공항 공사를 책임질 국토부 장관의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새 정부 장관 후보가 발표되지 않은 곳은 국토부와 문체부 두 곳 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등 6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신중한 건 부동산 정책과 맞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이 초고강도 대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진보 정부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국민 인식이 적지 않기에 주택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 등을 이끌 국토부 장관 인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의 초기 부동산 정책에 따라 민심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인선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대통령이 국토부 1차관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멘토로 꼽히는 가천대 이상경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를 임명하면서, 국토부 장관은 정치계 인사가 임명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맹성규·윤후덕·문진석·정일영 의원 등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다. 고려대 김세용 건축학과 교수도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세계 5대 문화강국’을 이끌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문체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최근 “여러가지를 생각하다보니 사람을 쉽게 못 찾고 있다”고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K컬쳐 간담회에서 “문화 부문에 대한 투자나 지원도 대대적으로 늘리고 산업으로도 키우고, 또 전 세계로 진출해서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 보니 못 뽑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장관 후보자로 인선이 유력했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고령을 이유로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김윤덕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문체부는 ‘깜짝 발탁’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배우 김의성, 이원종 씨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날까지 국토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면서 지역 안배 가능성도 머리를 든다. 국토부의 경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토균형발전과 직결되고, 문체부의 경우 부산이 문화 산업을 부흥하는 ‘영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만큼 두 부처 장관 후보자 모두 부산 인사 발탁 기대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