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 | 2026-05-05 16:45:52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선거 개소식
“악재는 꼬리를 물고,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일방 우세’로 굳어지는 듯했던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 판세가 각종 돌발 변수에 흔들리며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급변했다. 대형 이슈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며 표심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악재와 돌발 변수를 얼마나 차단하고 관리하느냐에 여야의 명운이 걸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발생한 정청래 대표의 ‘오빠 발언’과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 처리, 국민의힘의 ‘친윤(친윤석열) 공천’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6.3 PK 지선 판도를 들쑤셔 놓고 있다. 실제로 이들 사안이 부울경의 정당 지지도와 주요 후보들의 개인 지지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지도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거나 집중 이슈화 하고 있는 것도 그 파급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과 후보들은 휴일인 5일 하루종일 ‘조작기소 특검’과 ‘친윤 공천’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삭죄 특검법’ 저지 범국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들 만만하게 보다가 감옥에서 진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 당원, 의원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정 대표는 대신 “천인공노할 일이다. 국민들은 ‘윤어게인’ 공천을 좌시하지 않고 심판할 것으로 믿는다”고 국민의힘의 친윤 공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동혁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전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공천을 진행하겠다”며 친윤 배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지난 3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발생한 정청래 대표의 ‘오빠 발언’을 무마하는데 안간힘을 쏟았다. 정 대표는 “상처 받으셨을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하정우 북갑 후보는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분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어린이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하는 건 명백한 아동 성폭력이자 인권침해”라고 맹공을 펼쳤다.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선 민주당의 잇단 실언과 실책을 두고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비하 발언’이 연상된다”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 정 의장의 발언으로 200석 이상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던 우리당은 152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영남은 예민한 곳으로 잘 나가도 역풍, 견제 심리가 한번 퍼지면 일주일 만에 무너진다”며 “우리 지도부는 자기를 홍보하러 다니는 게 아니지 않나”고 질타했다.
실제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자료를 분석해보면 최근 PK 민심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에너지경제신문의 4월 4주차 조사(리얼미터 의뢰. 4월 23~24일. 전국 성인 1006명. 무선 ARS)에서 민주당(47.8%)이 국민의힘(34.7%)을 PK에서 13.1%포인트(P) 앞섰지만 4월 5주차(29~30일.1006명)에는 양당의 차이가 1.5%P(민주당 39.0% 대 국민의힘 37.5%)에 불과했다.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부산MBC·한길리서치. 1~2일. 부산 성인 1013명. 무선 ARS)에서도 민주당 전재수(46.9%)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40.7%)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6.2%P 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선이나 총선 같은 전국 단위 선거에선 아주 사소한 이슈로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며 “여야 지도부가 1표를 더 얻는 것도 좋지만 실언이나 실책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6·3 PK 지선을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극도의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누가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고 외연을 확장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진땀 나는 한달의 승부가 본격 시작된 셈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