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6-05-05 20:19:00
지난해 광안대교에서 열린 자전거 축제 ‘세븐브릿지투어’에서 라이더들이 페달을 밟고 있다. 부산일보DB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지만 전국 최악의 자전거 인프라로 악명 높은 부산의 ‘딜레마’가 해소될 전망이다. 열악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자전거 도로를 생활형과 레저형, 투트랙으로 나눠 동시에 확충하는 시책이 추진된다.
이달 자전거도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착수한 부산시는 오는 12월까지 상세 노선과 목표량을 수립하기로 했다.
현행 자전거법에 따라 광역지자체장 등은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용역을 마치면 부산시도 자전거도로 기본계획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게 된다.
새로 추진되는 부산시 자전거도로 기본계획은 오는 2031년까지 기존 506km였던 자전거 도로에 213km의 신설 도로(생활형 133km, 레저형 80km)를 추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구상에는 그간 자전거 활성화를 고심해 온 부산시의 고민과 열악한 현실 간의 괴리가 잘 드러난다. 국가통계포털 기준으로 자전거 이용 가능 일수(악천후 없는 날)와 대기 환경은 부산이 전국에서 최상위권을 달린다. 그런데도 산지가 많은 지형과 자동차 위주의 도로 체계로 정작 자전거 인프라는 최하위권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시민 설문조사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로 ‘차량이나 보행자와의 안전 사고’ ‘지형에 따른 어려움’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전용도로가 부족하고 산지가 많아 부산의 자전거 교통분담율은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내년부터 추진되는 자전거 도로는 보행자·자동차 등과 완전히 차단되고, 성격도 크게 둘로 나뉜다. 도시철도 역세권과 대규모 주거지를 연결하는 ‘생활형’과 산과 바다 등 부산의 자연경관을 즐기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레저형’이다.
생활형 도로는 부산을 62개 생활권으로 나누고 이를 도시철도와 연결하는 구상이다. 1~2km씩 생활권마다 역사로 이어지는 전용도로를 깔아 총 133km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중에도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도시철도 전용칸 운영과 쉘터 구축도 추진할 참이다.
레저형 도로는 그간 자전거를 가로막았던 부산의 산과 바다를 오히려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역발상이 바탕이 됐다.
일곱 개의 해변을 잇는 ‘7비치(임랑, 일광, 송정, 해운대, 광안리, 송도, 다대포) 코스’와 일곱 개의 산을 잇는 ‘7마운틴(백양산, 승학산, 황령산, 장산, 아홉산, 봉래산, 천마산 등) 코스’ 등 총 80km를 새로 닦기로 한 것이다.
등산객 등과 완전히 분리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해변과 산기슭으로 이어 나가면 전국의 라이딩 수요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부산시는 기대한다.
부산시 생활공간혁신과 측은 “관광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공공자전거나 자전거 출퇴근 시 탄소 저감 환급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 추가적인 아이디어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