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6-05-06 11:48:31
코스피가 7000포인트를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카드를 들고 ‘파업 시 회사 손실이 수십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성과급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시장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노조의 협박으로 회사가 실제 손실을 입는 것보다 장기 경쟁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수혜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본 것이다. 노조 리스크가 기업 본질 가치를 흔들 변수는 아니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13% 넘게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500조 원을 돌파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58%(2만 9250원) 오른 26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26만 3000원까지 오르며 13%대 상승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약 1540조 원으로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총 1500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초 10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3개월 여 만에 1500조 원 고지를 밟았다.
최근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 속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날 급등은 단순 기대감 차원을 넘어 시장이 삼성전자의 실적 체력과 미래 성장성을 완전히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33조 9000억 원, 영업이익은 57조 20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9%, 756% 급증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 만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과 내후년 역시 330조~530조 원 수준의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전망도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은 이날 “이익의 절대 규모를 넘어 가시성과 지속성이 핵심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며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HBM4 본격화는 두 변수를 동시에 강화시키는 구조적 변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최 연구원은 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HBM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 서버용 DDR5와 LPDDR5X 수요까지 동반 강세를 보이며 메모리 전 제품군에 걸쳐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노조 파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 연구원 역시 “노조 파업과 비메모리 사업의 일시적 부진은 단기 변수에 불과하다”며 “메모리 호황의 강도와 지속성을 감안하면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수십 조 손실 가능성을 운운하며 회사를 압박해온 노조의 강경 투쟁 기조가 한 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은 감정이 아니라 숫자와 미래를 본다”며 “노조 이슈가 단기 노이즈는 될 수 있어도 삼성전자 본질 가치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