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6-05-17 11:55:25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17일 삼성전자 파업 위기와 관련, 마지막 수단으로 만지작거리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동시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오는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가 긴급조정권을 직접 거론한 것은 파업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업계 파장을 막기 위해 노사가 18일 교섭에서는 반드시 결론을 내라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긴급조정권은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정 절차로 이날 담화문 발표 현장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배석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진행한다. 여기에서도 합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앙노동위원회가 강제로 중재안을 만들 수도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미 지난 3월 중노위 조정 결렬로 쟁의행위권을 확보한 상태인데,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정부가 노조의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강제로 멈추게 하고 조정장에 끌고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조치는 업계 일각에서 '100조 원'으로 주장하는 파업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 손실은 막을 수 있겠지만,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정면충돌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그동안 긴급조정권에 대해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해 온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노동계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노사정 관계에 있어서 진통이 예고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최근 성명에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긴급조정권 여론몰이를 중단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