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서 ‘무섭노’ 일상 언어인데… 정치권 가세한 혐오 논란

아이돌 ‘무섭노’ 발언 문제 제기
조국 가세하며 ‘혐오 논란’ 확산
배재고 ‘응원가’ 정치권 논란 지속
‘응원 화환’ 과도한 대응 비판도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6-07-06 11:27:22

조국혁신당 조국(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후보)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후보)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 출신 아이돌 멤버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는 사투리를 썼다가 ‘일베식 말투’라는 논란이 제기된 후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출신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일상에서 쓰는 사투리가 아닌 일베식 ‘노’를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논란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가를 두고 정부 인사와 여야 대립도 지속되고 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배재고에 응원 화환까지 보내면서 정치권이 감정 대립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 전 대표는 지난 5일 SNS에 ‘서울 사람과 일베와 부산 사람의 차이’를 설명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그가 다시금 ‘노’ 말투를 강조한 건 최근 아이돌 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고 말한 걸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경남 MBC 김현지 PD가 지난 1일 SNS에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서 무척 속상했다”며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했는데, 조 전 대표가 이에 화답해 이러한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즉각 반발이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6일 SNS를 통해 “조국 전 대표가 뜬금없이 경상도 사투리를 향해 죽창가를 부르기 시작했다”며 “그냥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쓴 것”이라고 대응했다.

앞서 이 대표는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며 “경남 거제 출신의 22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일상에서 쓰는 감탄형·혼잣말 문맥의 방언마저 기계적 일베 표현으로 낙인찍는 모습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며 “이것이 과연 공당을 이끌었던 정치 지도자가 할 짓이냐”고 비판했다.

언어학자인 안태형 동아대 기초교양대학 교수는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동남 방언에선 ‘노’가 의문형뿐 아니라 혼잣말이나 감탄형으로도 쓰인다”며 “‘와 이리 졸리노’처럼 감탄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남 방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가로 6개월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를 둘러싼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18이 성역이 됐다”고 언급하자, 청와대 경고에 이어 민주당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부위원장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 징계를 두고 '5·18이 성역이 됐다' '북한의 모습'이라고 했다”며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을 ‘장난’이라고 치부했고, 징계를 잘못이라고 비판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며 “5·18 민주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엄중 경고했지만, 경고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이 부위원장 사퇴를 촉구한 김남준 의원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우파 성향인 이 부위원장은 지난 3월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뉴이재명’ 인사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에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지만 정치권 공방은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이진숙(대구 달성) 국민의힘 의원은 “스타벅스와 5·18과 무슨 관계”냐며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차분하게 대응하지 않고, 과도하게 정쟁 소재로 삼아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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