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담> 책표지. 출판사 제공
공포 장르가 힘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일 터다.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고 피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무력감과, 이성적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주는 아슬아슬한 스릴이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충족시킨다. 우선 책을 펼치면 인상적인 세 가지 경고 문구가 눈에 띈다. ‘절대 소리 내어 읽지 말 것’, ‘절대 한밤중에 읽지 말 것’, ‘절대 자기 전에 읽지 말 것’ 등이 그것이다. 끝에는 책을 다 읽은 후 꼭 소금물로 입을 헹굴 것을 당부한다.
공포 장르를 표방하는 이 작품의 가장 놀라운 점은 작품 내용이 실제 작가가 겪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작품의 재미를 위한 일종의 장치일 수 있으나, 실화라는 점이 주는 무게감이 자연스레 기대로 연결된다. 그동안 어떤 식으로도 공개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처음 꺼내며, 작가는 “어떠한 사악한 힘이 옅어졌다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책은 한 남성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가가 미스터리한 죽음에 접근하면서 ‘흉담’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흉담은 일종의 저주로, 마치 행운의 편지처럼 특정 숫자의 누군가에게 동일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저주를 피할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공포영화 ‘링’과 흡사하다. 그러나 익숙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등 뒤로 섬뜩한 소름이 돋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소금물로 입을 헹구기 전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책이다. 전건우/래빗홀/304쪽/1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