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 민간접촉 전면허용 추진 논란

정부, 사전 신고 선별 거부 권한 폐기에 ‘찬성’ 입장
“대남공작 악용” 안보 반대하던 국정원도 입장 바꿔
통일부가 주도…안철수 “위험한 접촉 막을 대책 필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6-09-17 16:25:02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병삼 기획조정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병삼 기획조정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측과 접촉하기 위해 사전에 낸 신고를 선별해 거부할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폐기하는 입법에 정부가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입법시 민간 차원에서 남북 교류가 전면 허용돼 남북 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안보상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17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의 삭제를 골자로 한다. 이 조항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며,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2022~2025년까지 접촉 신고가 거부된 사례는 89건이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을 이유로 수용 입장을 밝혔고, 법무부와 국가정보원도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은 현재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로, 여당이 동의하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이다.

국정원과 법무부는 그간 해당 조항 삭제에 반대해왔다. 국정원은 지난해 9월에도 “수리 거부 요건 삭제는 관리 통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하며, 특히 간접 접촉 신고 폐지로 북한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고, 법무부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의 예방과 차단 측면에서 거부 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남북 교류 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이재명 정부 들어 통일부 주도로 변화 기류가 형성됐고, 올해 2월 통일부 주도 관계부처 협의에서 법 개정 수용으로 입장이 바뀌었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은 “민간교류의 문을 열어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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