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기고 돌아온 배우 김우빈 “현재를 더 느끼려고 노력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2-07-19 13:53:09

비인두암 투병을 했던 배우 김우빈이 6년 만에 영화 ‘외계+인’ 으로 돌아온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인두암 투병을 했던 배우 김우빈이 6년 만에 영화 ‘외계+인’ 으로 돌아온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촬영 날의 공기와 두근거림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너무 행복했죠.”

2017년 갑작스럽게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김우빈(33)은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일 개봉하는 SF 액션 영화 ‘외계+인’ 1부에서 로봇 역할로 관객 앞에 선다. 이병헌과 함께한 범죄영화 ‘마스터’ 이후 6년 만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우빈의 복귀작인 ‘외계+인’은 천만 영화 ‘도둑들’(2012), ‘암살’(2015)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도사들이 사는 고려 시대와 2022년 현대를 오가며 인간의 몸에 봉인됐던 외계인 죄수들을 잡으려는 이들의 활극을 그린다. 김우빈은 극 중 외계인 죄수들을 관리해온 로봇 ‘가드’와 ‘썬더’ 역을 함께 맡았다. 인간의 외형을 한 ‘가드’가 우직하고 단단한 로봇이라면, ‘썬더’는 자유자재로 변신 가능한 비행체 미니 로봇이다.

영화 ‘외계+인’ 속 김우빈.김우빈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의 외양을 한 로봇 가드와 자유자재로 변신 가능한 비행체 로봇 썬더를 연기했다. 사진은 영화 스틸 컷. CJ ENM 제공 영화 ‘외계+인’ 속 김우빈.김우빈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의 외양을 한 로봇 가드와 자유자재로 변신 가능한 비행체 로봇 썬더를 연기했다. 사진은 영화 스틸 컷. CJ ENM 제공
영화 ‘외계+인’ 스틸 컷. CJ ENM 제공 영화 ‘외계+인’ 스틸 컷. CJ ENM 제공

김우빈은 이번 작품에서 ‘4색(色)’의 매력을 펼쳐낸다. 극 중 썬더가 가드의 모습을 다양하게 흉내 내서다. 덕분에 한 화면에 네 명의 그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김우빈은 “제가 4명이나 나오는 경험은 저도 처음이라 징그러웠다”며 너스레를 떤 뒤 “다 제 안에 있는 모습인데 온도를 바꿔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연기할 때 리액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번엔 그럴 수 없어서 어렵고 외롭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이 작품의 첫 촬영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대중과 먼저 만났지만, 시기상으로 이 영화를 복귀 후 처음으로 촬영해서다. 그는 “촬영 며칠 전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루 전날엔 숙소에 일찍 누웠는데 잠이 잘 안오더라”고 회상했다. 김우빈은 “스태프분들이 오랜만에 나왔다며 너무 반겨주셨다”며 “축하해주며 박수를 쳐주셨는데 그 마음이 와 닿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첫 촬영날 하필 쫄쫄이 복장을 하고 있었어요. 좀 부끄러워서 롱패딩으로 몸을 감고 있다가 용기를 내서 외투 벗고 인사드렸죠. 첫 슬레이트 직전의 그 향과 온도들이 아직도 제 마음에 짙게 남아 있어요.”

김우빈은 2013년 스크린에 발을 디딘 후 주연급 스타로 단숨에 올라 대중을 만나왔다. 하지만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으며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우빈은 2013년 스크린에 발을 디딘 후 주연급 스타로 단숨에 올라 대중을 만나왔다. 하지만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으며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2013년 영화 ‘친구2’(2013)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우빈은 영화 ‘스물’(2015) ‘마스터’(2016) 등에서 주연급 스타로 정상 가도를 달리다 암 투병으로 모든 걸 멈췄다. 김우빈은 투병한 기간을 “하늘이 내게 준 휴가”라고 표현했다.

김우빈은 “예전에 저는 스스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채찍질만 했다”며 “쉬는데 그게 정말 슬프더라“고 했다. 그는 “저는 위로를 잘하는 사람인데 정작 저를 위로하진 못했더라”며 “그때부터 저를 아껴주려 노력했다. 칭찬하고 자기 전에 사랑한다고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젠 부족한 걸 깨달으면 인정을 해줘요. 연기할 때에도 제 안에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됐죠”

김우빈이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 으로 6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우빈이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 으로 6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차기작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드라마 ‘택배기사’다. 김우빈은 “지난주 (항암) 치료가 끝난 지 5년이 돼 검사를 받았다”면서 “전보다 더 깨끗하고 건강하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아프기 전에 저는 늘 미래에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현재에 집중해요. 내 앞에 있는 사람들, 내가 있는 이 공간, 온도와 향기 등 많은 것을 기억하려고 하죠. 지금은 서른셋의 제가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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