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 | 2026-10-01 17:06:08
지난달 30일 부산시청 의전실에서 ‘부산발전 여·야·정 협력 회의’가 열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왼쪽부터), 전재수 부산시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지난 7월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부산·울산·경남(PK)에서 여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정당이 다른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공공기관 이전과 국비 확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협력 기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일회성 회의나 선언을 넘어 실행력을 뒷받침할 협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들어 부산과 서울에서 광역단체장과 상대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잇따랐다. 지난달 30일 부산시청에서는 전재수 부산시장과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박홍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가 열렸다.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가덕신공항 공사비 해법 등을 놓고 입장 차도 드러났지만, 부산의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와 부산시가 함께 논의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는 ‘경남도-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경남지사와 민주당 지역 의원들은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경남 유치 등 지역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울산에서도 지난달 2일 김상욱 울산시장과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회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비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 소속 김 시장과 국민의힘·민주당·진보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부울경 광역단체와 지방의회 사이의 협력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8일 부산에서 만나 ‘부울경 초광역 협력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부산·울산·경남 시도의회 의장들도 이달 중 ‘부울경의회 광역발전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전 시장은 지난달 3일 부산지역 16개 구청장·군수와 ‘소통·협력회의’를 열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의 협력 기류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보다 안정적인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 때마다 개별 현안을 논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울경 광역단체와 여야 정치권이 상시적으로 정책과 대응 방향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울경 여·야·정’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공공기관 이전, 가덕신공항, 국비 확보 등 핵심 현안별 실무 추진체계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를 통해 부울경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취지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모처럼 조성된 협치 기류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려면 부울경이 하나라는 인식 속에 공동 현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지역 내부의 의견을 먼저 조율해야 중앙정부와의 협의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