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합 행보, 비명계 만나기도 전에 ‘파열음’

박용진 “상속세 감세하면 내수 증진되나…부의 대물림만 강화”
김부겸 “언제까지 추경 두고 정쟁하나…25만 원 고집 버리자”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5-02-18 10:39:3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내 파열음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의 ‘정책 일관성’ ‘정체성’ 문제를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가 탈당 인사 복당 등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지난 13일 친문재인(친문)계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한 이 대표는 오는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비명횡사’의 대표 사례로 지적된 박용진 전 의원과도 회동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과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처럼 비명계와의 연쇄 회동을 통해 통합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비명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과 연계된 핵심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데 대해 “민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와의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박 전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총선에서의 묵은 악연은 민주당의 숙제”라면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 대표 인사인 박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비명횡사’ 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최근 주장한 상속세 감세에 대해 “상속세를 감세하면 내수가 증진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부의 대물림만 강화될 뿐이다. 옳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상속세 세원을 줄이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이 줄어든다”면서 “한쪽에서는 25만 원을 나눠주자, 추경하자고 이야기하고 한쪽에서는 (정부) 수입을 줄이자고 하면 빚만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능력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국민들의 신뢰가 쌓인다”면서 “하루아침에 말 바꾸기로 보이거나 태도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단타매매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비명계에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 대표를 향해 통합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구했다. 최 전 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당을 떠난 사람에게 돌아올 수 있게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 안에 있는 사람도 박용진 전 의원처럼 엄청난 상처와 아픔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수석은 민주당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민주적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투세부터 52시간 예외 등이 탑다운 비슷하게 되니까 이견이 생긴다”면서 “바텀업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수석은 이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는 데 대해서도 “개헌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오히려 개헌을 주도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의 회동을 앞둔 김부겸 전 총리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다시 ‘25만 원 민생 지원금’을 주장하면서 추경 협상에 나선 데 대해 “고집을 버리자”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SNS에서 “우리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렸다”면서 “추경은 심폐소생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제까지 추경을 두고 정쟁을 벌일 것이냐”면서 “25만 원, 고집을 버리자”고 제안했다.

이처럼 비명계가 이 대표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자 친명계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친명계인 김지호 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당론을 정해서 추경안을 제안했는데 당에 있는 유력한 정치 지도자가 대놓고 비판하면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김 전 총리를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분들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인들의 홍보를 위해 노력한다”면서 “당론으로 정한 추경안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발언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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