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못 줘” 보험사 소송 증가세…발달지연 논란 현대해상 ‘급증’

민병덕 “보험사, 소송 리스크 안정적 관리 필요”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4-10-12 18:47:37

현대해상 서울 광화문 사옥. 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 서울 광화문 사옥. 사진=현대해상

최근 5년간 보험사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을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법적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현대해상은 발달지연과 관련한 소비자 분쟁이 지속되며 해마다 법적 분쟁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047건이던 보험업계 전체 소송건수는 2023년 5366건으로 약 32% 증가했다.

보험사를 상대로 한 소송 건수는 지난 2019~2021년 사이 연간 4000건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4748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3년엔 5000건을 돌파했다. 이런 증가세는 보험금 지급 문제, 계약 해지, 서비스 품질 관련 분쟁 등 다양한 이유가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가장 많은 소송 건수를 기록한 곳은 삼성화재(974건)이다. 다만 2022년과 비교해서는 소송 건수가 줄었다. 반면 현대해상은 2020년 707건, 2021년 774건, 2022년 773건이던 소송 건수가 지난해 968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약 37%나 급증한 규모다.

이는 아동 발달지연 치료 실손보험급 지급을 둘러싼 현대해상과 가입자 간 갈등이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보험 점유율 1위의 현대해상이 ‘민간자격자’ 치료에 대한 보험금을 ‘부지급(지급하지 않음)’하기로 하며 법정소송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현대해상이 해당 상품 판매에만 급급하고 보험금 지급을 피하려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도 법적 분쟁 건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KB손보 등 다른 보험사들의 소송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계 전체 승소율은 평균 40%로 나타났다. 다만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 간 성과 차이가 두드러졌다. 업계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승소율은 각각 업계 평균을 밑도는 29%, 31%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대형사일수록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소송 리스크 관리는 결국 회사와 주주, 나아가 보험계약자의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무리한 분쟁은 피하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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