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안돼"…여 ‘질서 없는’ 퇴진 로드맵

尹 퇴진 로드맵 두고 옥신각신
친한계 "조속한 하야" 주장도
친윤-중진 "하야는 어불성설" 비판
곳곳서 이견 충돌…급한 대로 TF부터 가동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4-12-09 15:54:39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이란 게 도대체 무엇이냐”. 윤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을 두고 국민의힘 당내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퇴진 로드맵을 두고 “조속한 하야”와 “임기 단축 개헌을 통한 퇴진” 이견이 맞붙고 있다. 일각에선 당장 집권여당 질서부터 혼탁한 상황인데 “어떻게 질서 있는 대통령 퇴진을 구상할 수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비상의원총회, 중진 의원 회동 등 다양한 논의 테이블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내지 못했다. 조속한 탄핵 또는 하야를 주문하는 목소리와 여유를 두고 임기단축 개헌을 통한 퇴진 주장이 부딪히면서다.

우선 윤 대통령을 향한 하야 목소리는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주로 나온다. 친한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의 입장은 ‘하야가 맞다’, ‘탄핵에 준하는 속도로 하야 프로그램을 밝히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가 앞서 밝힌 질서 있는 퇴진의 의미가 하야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친윤(친윤석열)계의 상당수가 조기 퇴진에 반대한다. 일부 의원은 (퇴진 시점을)1~2년 뒤로 얘기하는데, 이는 국민 정서와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라디오에서 “1년 이내 또는 6개월 이내로 질서 있는 퇴진을 하는 게 사회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조속한 퇴진에 무게를 뒀다.

친한계 의원들이 최대한 빠른 퇴진과 윤 대통령의 하야를 주문하는 것과 달리 친윤계는 여유를 두고 퇴진 시점을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친윤계도 이렇다 할 윤 대통령 퇴진 시점은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설정하고 탄핵안을 폐기시켰는데, 지금 대통령 하야와 재빠른 퇴진 목소리가 나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특히 하야 주장은 이 상황에서 여당 의원 입에서 나오면 안 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여당 중진 의원 회동에서도 “지금 대통령 조기 퇴진과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친한계를 향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윤 대통령 특검’ 발의 후 탄핵 여부를 판단해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야당과 국민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원내지도부 구멍으로 당 상황도 안갯속이라 더욱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질서 있는 퇴진을 전면에 내세운 한동훈 대표도 로드맵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경우, 국민의힘이 다시 당론으로 반대를 결정할지 표결에 불참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급한 대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국 안정, 국정 지원, 법령 검토·지원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향후 이 TF가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실무 밑 작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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