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1-26 12:37:50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 테마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투자주의종목 지정이 4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제도상 투자주의종목 지정 건수는 총 368건으로 지난 2020년 4월(1178건) 이후 가장 많았다.
시장경보제도는 투기적 또는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이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사전에 투자위험을 알리는 제도다.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주의종목 지정 사유로는 소수계좌 거래집중, 종가 급변, 단일계좌 거래량 다수, 풍문관여과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 등이 있다. 이중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는 주가가 일정 기간 내에 빠른 상승세를 보일 때 지정된다.
지난달 투자주의종목 지정 건수를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96건, 코스닥시장 27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정치 테마주가 단기 급등하면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짙어지며 주가 변동성이 커졌고,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에는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이 관련 테마주의 급등세로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은 지난달 6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오리엔트정공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달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파스넷, 홍준표 테마주로 꼽히는 경남스틸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테마주인 프리엠스와, 탄핵 국면에서 주목받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테마주인 뱅크웨어글로벌도 역시 투자주의종목에 올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고 정치 테마주의 열기도 다소 사그라들면서, 이달 투자주의종목 지정은 160건(코스피 32건, 코스닥 128건)으로 줄었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차기 대선을 가정한 여론조사 발표 등 정치 이슈에 따라 정치 테마주는 앞으로도 당분간 큰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
지난 23일 한 여론조사 업체가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차기 대선 양자 대결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김문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산업, 평화홀딩스 등의 주가가 당일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