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기자 si2020@busan.com | 2025-04-07 13:20:02
미국발 관세 직격탄이 한국을 덮쳤다. ‘경기침체(R) 공포’가 현실화하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코스피도 급락세를 보이며 2400선이 붕괴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1470선을 찍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6.80포인트(P) 내린 2348.62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하루 전보다 4.74% 빠진 수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87.39)보다 27.80P(-4.04%) 내린 659.59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 기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17P(-4.31%) 하락한 2359.25에 장을 시작해 낙폭을 줄이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 3954억 원을 순매도하며 빠르게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이달에만 5조 7800억 원 넘게 순매도 중이다. 현재까지 5거래일이 진행됐음을 감안할 때 하루에 평균 1조 1000억 원 넘게 던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 장 초반엔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이후 8개월 만에 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발동 시점인 오전 9시 12분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329.15)보다 17.10P(5.19%) 내린 312.05였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1일 1회만 적용된다.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이처럼 증시 급락이 일어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 공포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국 증시는 지속 급락했으나, 국내 증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중국 등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예고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 증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진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잠시 주춤했던 환율도 다시 크게 올랐다. 관세 전쟁에 안전 자산 선호 흐름이 강해지면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7.9원 급등한 1462.0원에 개장했다. 장 중 한때 1470원을 웃돌았다. 지난 4일 탄핵 선고 이후 1430원대까지 급락했으나 하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원·엔 환율도 장중 100엔당 1008.5원까지 뛰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이같은 미국 상호 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 보복 관세의 지속 및 확대될수록 침체 확률은 더욱 뚜렷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관세 쇼크 완화를 확인할 때까지 계속해서 침체 및 위기 시나리오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