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5-04-09 18:29:48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조된 럭셔리 크루즈선 ‘팬스타 미라클호(이하 미라클호)’가 처음으로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5성급 호텔 수준의 인테리어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새로운 크루즈 여행의 시대를 열게 될 미라클호는 오는 13일 일본 오사카로 공식 취항한다.
팬스타그룹은 미라클호의 공식 출항에 앞서 9일 부산 영도구 대선조선에서 명명식을 열였다. 2021년 6월 개념 설계를 시작한 이후 약 4년에 걸쳐 완성된 국내 최초의 크루즈급 여객선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선조선 관계자, BV선급 한국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미라클호는 총 2만 2000t에 길이 171m, 폭 25.4m이며, 102개 객실에 승객을 최대 355명 수용할 수 있다. 20피트 컨테이너 250여 개도 실을 수 있다.
특히 미라클호가 자랑하는 시설은 5성급 호텔 수준의 객실 발코니다. 갑판에 나가지 않고도 객실에서 발코니를 통해 탁 트인 바다 전경을 즐길 수 있다. 조깅 트랙을 비롯해 야외 잔디정원, 사우나, 카페, 테라피룸, GX룸, 카지노 게임 바, VIP용 파노라마 라운지 등의 각종 편의시설도 들어서 있다. 메인 로비는 개방감을 자랑하는 반구형 천장 돔 형태로 꾸며져 있다.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조용한 실내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설비도 갖췄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팬데믹에 대비해 선내에 공급되는 공기를 고주파로 살균하는 시스템, 객실 내 개별 온도 조절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또한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배의 모양을 설계했으며, 파도에도 선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핀스테빌라이저와 유사시 가까운 항구로 안전하게 귀항할 수 있게 해주는 SRtP(Safety Return to Port) 시스템 등 첨단 안전장치들도 설치돼 있다.
이에 더해 연료 소모와 배출 가스를 크게 줄인 고효율 친환경 하이브리드 엔진을 채택해 부산~오사카 간 운항 시간을 기존 팬스타드림호보다 2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저위도 위성을 이용한 고속 와이파이를 제공해 운항 중에도 끊기지 않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뛰어난 하드웨어뿐 아니라, 선상 생활을 다채롭게 만드는 즐길거리도 미라클호를 채울 예정이다. 선내 곳곳에서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과 쇼, 음악 연주, 바리스타와 소믈리에 등 20여 가지의 문화강좌가 펼쳐진다. 레스토랑에서는 뷔페와 정찬 코스 형태로 동서양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팬스타그룹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히 2025 오사카엑스포 개최 시기에 맞춰 미라클호 출항 일정을 결정했다. 미라클호를 이용하면 부산에서 출발해 오사카엑스포를 방문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이 가능하다. 오사카항 국제페리터미널에 도착한 승객은 팬스타가 자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엑스포 행사장까지 15여 분 만에 갈 수 있다. 셔틀버스가 복잡한 시내를 거치지 않고 지하터널을 통해 곧장 엑스포 행사장으로 가기 때문이다.
또 기존 항로인 부산~오사카 간 세토내해 크루즈, 부산 원나잇 크루즈 외에 일본, 대만, 중국 등 가까운 외국의 관광지를 기항하는 3박 4일 크루즈 등 다양한 코스의 비정기 국제 크루즈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미라클호는 대한민국 내에서 국내 자본과 기술로 건조한 최초의 크루즈 여객선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미라클호는 승선 내내 맛있는 음식과 멋진 공연, 다양한 문화 강좌 등을 제공해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벗어나 선상 생활 자체가 멋진 여행이 되는 등 선박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