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 여파에 유가 급등… 정유사 ‘반짝 이익’에도 속앓이?

‘하향 안정화’ 국제유가 70달러 위로 급등해
유가 급등 시 정유사 단기적으론 이익 발생
경기둔화 국면서 유가 급등, 수요부진 부추겨
1분기 실적부진에 2분기 영업손실 우려까지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2025-06-15 15:49:41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지역 위기감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유가가 갑자기 올라가면 일시적으론 이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수요 부진을 이끌어 정유사들의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미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정유사들은 2분기엔 대규모 영업손실 부담까지 닥친 상황이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7.3% 오른 배럴당 72.9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WTI 가격은 이날 아시아 장중 한때 14%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유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자 정유업계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1%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의 정세는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일시적으로 정유사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저가에 들여온 원유에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원유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의 차이에서 생기는 이른바 ‘래깅 효과’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에쓰오일 주가가 전날보다 7.6% 오른 것도 유가 급등 호재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지난 4월에는 관세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이 재고평가손실과 역래깅효과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주요 정유사들이 2분기에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유가 급등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원유 도입 비용이 상승하면 매출이 늘 순 있지만 정제 마진이 줄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경기 둔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소비 심리까지 위축돼 석유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수익 예측이 어려워져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최근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정제마진이 회복되자 기대감을 키워온 상황이었다. 실제로 2분기 복합 정제마진은 4월 첫째 주 배럴당 2.4달러에서 5월 첫째 주 6.2달러, 6월 첫째 주 7.2달러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 이상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가가 낮은 가격으로 안정을 유지해야 소비가 늘어나면서 정유사들이 이익을 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며 “최근 유가 급등은 이를 방해하는 것이어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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