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공공의료를 책임질 신임 부산의료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0일 열렸다. 부산시의회는 후보자가 부산의료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제기된 갑질 의혹과 경영 전문성 등에 대해 송곳 질의했다. 다만 후보자가 생각하는 부산의 공공의료 체계 구축 방안 등 미래 비전에 대한 검증은 부족했단 평가도 나온다.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부산의료원장 이세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 후보자는 1992년 민간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근무하다 2001년부터 2022년 9월까지 21년 동안 부산의료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민간병원인 창원 희망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가 부산의료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효정(북2) 의원은 “동료 직원을 향해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접수됐다”며 “병원장이 가져야 할 리더십과 통합적 소통 능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세월이 너무 오래돼서 해명을 명쾌하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상처를 받은 직원이 있었다면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 취임하게 된다면 갑질이나 언어 폭력으로 보이지 않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답했다.
부산의료원 정상화 방안과 후보자에 대한 경영 전문성 관련 질의도 이뤄졌다.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악화한 경영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적자만 179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달 기준 병상 가동률도 50% 수준에 그쳤다.
김형철(연제2) 의원은 “힘 있는 민간 병원 병상은 늘고 인구는 줄어들면서 공공병원 자립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공공의료원으로 인력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려면 지역 의대와 협력하고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일정 기간 지역에 종사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후보자가 생각하는 구체적인 우수인력 확보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우수한 의료진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 의원이 지적한 방안대로 여러 가지 관점에서 추진해 보겠다”며 “의원들의 기대와 우려를 가슴에 새기겠다. 소임이 주어진다면 말보다 실천으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부산의료원 경영정상화에 대한 질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지만, 후보자가 생각하는 부산의료원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공공의료 체계 구축 등 미래 비전에 대한 검증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31일 오전 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담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이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문제 소지는 있으나 관련 분야에 종사한 오랜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고려할 때 부산의료원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료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현 김휘택 원장의 임기는 오는 8월 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