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7-31 17:01:36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문수, 장동혁 등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친 31일 일제히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전한길 씨의 입당으로 촉발된 ‘극우’ 논란을 “극좌의 프레임”으로 받아치면서 ‘윤 어게인’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마저 보였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영향력이 더 강해진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윤 절연’과 구 친윤(친윤석열) 핵심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찬탄’ 후보들과의 간극이 커지면서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 분열상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 비전·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화합으로 ‘단결하는 국민의힘’, 이재명 총통 독재 정권과 싸우는 ‘강한 국민의힘’, 2026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의 ‘셀프 면죄’를 막고 반미·친북·극좌 세력에 맞서 투쟁하겠다면서 당 개혁과 지방선거 승리 방안으로 △주요 당론에 전 당원 투표 활용 △지방선거 승리 기획단 설치 △상향식 공천 혁신 △지구당 부활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단결이 곧 혁신”이라며 당 일각의 인적 쇄신에 대해 “당이 더 약화된다”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고, 전 씨에 대해서도 “전한길이 무슨 극우인가, 극좌가 만든 프레임”이라고 옹호했다.
구 친윤계의 지원설이 도는 장동혁 후보는 이날 전 씨 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 역시 극우 논란에 대해 “좌파에서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쓰던 못된 프레임으로 우리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라며 김 후보와 입장을 같이 했다. 그는 특히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 “뭐를 더 절연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대표가 되면 적절한 시점에 면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나 찬탄파인 조경태·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단일대오로 싸우지 않는 분들”, “당이 어려울 때 늘 당의 입장과 반대로 걸어오고, 당론에 반대하는 투표를 상습적으로 했던 분들”이라며 “함께 갈 이유가 없다”고 오히려 이들과의 절연을 주장했다. 강성 지지층의 부정투표론과 관련, “사전투표 제도를 없애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찬탄파인 조경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비상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국민의힘을 해체의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과오를 반성하고 책임지는 바탕 위에서 통합이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통합”이라면서 “김 후보는 극우, 부정선거 음모세력들로부터 벗어나 국민의 편에 서 달라”고 비판했고, 안철수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윤석열 어게인’ 청년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워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특검과 이재명 민주당이 조준하는 ‘내란당’ 함정에 걸려들어 정당 해산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반탄 후보들에 각을 세웠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오후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고, 전대가 열리는 내달 22일까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