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2025-08-13 19:28:00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 중심부의 흡연 ‘핫플레이스’로 악명 높았던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공개공지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 뒤에도 담배 연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금연 구역 지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무늬만 금연 구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5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옆 통행로. 금연 구역임을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여러 흡연자들이 현수막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곳이 금연 구역이란 본보 취재진의 말에 흡연 중이던 유 모(28) 씨는 “이렇게 후미진 곳에 꽁초들이 보이면 금연 구역이라도 피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공개공지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서면역 출입구와 가깝고 백화점 주차장 옆 후미진 위치에 있어 흡연자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었다. 유동 인구도 많아 간접흡연 민원도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국민신문고 등으로 민원 17건이 접수됐고 부산진구청에 항의 전화도 끊이지 않았다. 특정 공개공지에 민원과 항의가 쏠린 것은 이례적이었다.
구청은 특단의 대책으로 이 구역을 지난 3월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를 위해 공개공지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도 만들었다. 하지만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곳은 1년여 만에 다시 흡연 구역으로 전락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5만 원의 과태료 부과는 지난달까지 10건에 그쳤다. 단속 횟수는 지난 6월 12회보다 7월 40회로 늘어났으나 야간 단속은 월 1회에 그쳤다. 지속적인 금연 구역 위반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뒤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태료를 부과할 단속 인력이 부족한 점도 금연 구역 지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13일 기준으로 부산진구에만 총 1만 3671곳의 금연 구역이 있는데, 금연 단속원과 지도원은 7명에 불과하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까지 누적된 점검 건수가 1만 2939건이었는데, 중복 점검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한 차례도 점검하지 않은 금연 구역이 다수였다.
부산진구청은 과거보다 공개공지에서 흡연 행위가 개선됐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 횟수가 적다고 해명했다. 부산진구 보건소 관계자는 “부족해 보일지라도 타 구·군과 비교하면 매우 자주 점검하는 편”이라며 “지난 6월보다 흡연자가 현저히 줄어 저녁 시간 이전에는 흡연자를 거의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연 구역 지정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속 인력을 확충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단속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인력을 증원하는 것도 중요하고, 재정 한계를 고려해 금연 구역 위반 시 과태료 부과금을 20만 원 이상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