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8-29 10:07:44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육상 기원 물질의 유입이 대폭 늘어난 현상이 포착됐다.
극지연구소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시베리아의 강물과 유기물, 토사 등이 동시베리아해로 유입되는 현상을 포착했다고 29일 밝혔다.
동시베리아해는 태평양에서 북서항로로 진입할 때 처음 마주하는 전략적 해역으로, 이곳에 유입되는 유기물이 늘어나면 해양생태계 변화뿐 아니라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기물은 태양 빛을 흡수해 표층 수온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해빙 형성 시기를 변화시켜 북극항로 개방 시점이나 항해 조건을 좌우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 전미해·정진영·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통해 북극에서 관측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런 현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시베리아 강물과 육상 기원 물질은 2019년보다 동쪽으로 500∼600km 더 멀리 퍼져 동시베리아해에 도달했다. 이에 동시베리아해에서 관측된 강물과 육상 기원 물질의 양은 각각 37%, 29%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보퍼트 자이어의 약화'를 지목했다. 보퍼트 자이어는 보퍼트해에서 시계 방향으로 순환하는 해류로, 시베리아 강물이 동쪽으로 퍼지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22년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강한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보퍼트 자이어의 힘이 약해져 북극해 표층 해류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강물 등이 함께 동시베리아해로 확산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극지연구소 전미해 연수연구원은 “이 현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로 해빙 감소와 함께 대기 순환 패턴이 더욱 빠르게 변하면서 북극해 내 물질 이동 경로가 구조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육상 기원 물질의 바다 유입은 해양생태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측과 추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면 극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을 통해 과학적 기반 위에서 북극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연구개발(R&D)인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고, 지난달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