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빌라, 해운대 부동산 등… 1900억대 돈세탁에 ‘법정 최고형’

부산지법, 40대 남성에 징역 10년 6개월
필리핀 도박 조직 총책과 공모해 돈세탁
가족과 지인 등 동원, 범죄 수익 은닉해
국내외 부동산, 수퍼카, 미술품 등 구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5-08-29 16:48:51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 DB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 DB

도박 조직이 올린 범죄 수익 1900억여 원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타이어 회사와 두바이 초호화 빌라뿐 아니라 수퍼카, 가상 자산, 미술품 등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범죄 수익을 은닉하거나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에 가담한 가족과 지인 등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0단독(허성민 판사)은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6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444억 6020만 원 상당 두바이 부동산을 몰수하고, 455억 8645만 원 추징도 명령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아버지인 60대 남성 B 씨는 징역 2년, A 씨 부인인 30대 여성 C 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A 씨 장모인 60대 여성 D 씨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 A 씨 부하직원 30대 남성 E 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도박 사이트 관리자의 아버지인 60대 남성 F 씨는 징역 1년 6개월, A 씨가 인수한 타이어 회사 대표인 40대 남성 G 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중 일부에게도 재산 몰수와 추징금을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필리핀에 거점을 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인 도박 조직 총책과 공모해 2018년~2023년 범죄 수익 1900억여 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세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10월 중고 외제차 딜러였던 A 씨는 손님이었던 이 총책과 친분을 쌓았고, 중고 외제차 수입과 판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타이어 회사를 인수했을 뿐 아니라 해운대 부동산, 두바이 초호화 빌라, 미술품, 슈퍼카, 가상 자산 등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국내에 거주하는 A 씨 부인, 장모, 직원 등 가족뿐 아니라 도박 조직 총책과 그 직원의 아버지들도 각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씨는 도박 조직 총책과 역할을 나눠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도박사이트 23개를 운영하는 등 도박 공간을 개설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A 씨는 비정상적 방법을 동원해 범죄 수익 등의 추적과 발견이 더욱 불가능하게끔 범행을 강화했다”며 “도박 조직 총책과 함께 전체적인 범행을 기획하고 지배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A 씨 범행 기간이 약 4년 6개월에 이른다”며 “천문학적 액수의 범죄 수익 중 막대한 규모를 자신이 챙겨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각종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거나 인멸을 시도해 범죄 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며 “상식을 벗어난 변명으로 일관해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인 폐해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피고인 A 씨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범죄 수익을 은닉하며 세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부인 C 씨 명의로 7억 5610만 원 상당 금융 거래를 했다는 공소사실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부산지검은 이러한 범죄수익 세탁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데 불복해 항소를 한 상황이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해외 도피 중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국내 송환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를 빈틈없이 하고, 민생 침해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A 씨 측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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