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컨테이너 정류소’, 현황조차 모르는 부산시 [‘시외버스 교통’ 새판 짜자]

시외버스 정류소 37→10곳
열악한 공간 보따리 영업 예사
초라한 글로벌 도시 관문 방치
시 “권한 없어 적극 개입 한계”
제역할 못하는 노포 터미널 등
시외버스 정책 전반 재검토를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2026-05-17 21:00:00

17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17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의 행정력 사각 속에 부산의 주요 시외(고속) 버스 관문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최근 부지 마련을 못해 일명 ‘보따리 영업’을 하는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부산일보 4월 10일 자 2면 보도 등)를 비롯해 대부분 비슷한 실정이다. 이는 25년 전 건립된 금정구 노포동의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기능 상실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기회에 바뀐 교통환경을 감안해 시외버스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지역 내에서 승객들이 시외(고속)버스에 승하차할 수 있는 시설은 13개소다. 이 가운데 터미널은 3개소, 정류소는 10개소다.

하지만 정작 시는 시외버스 정류소 현황을 알지 못했다. 시는 2009년 자료를 바탕으로 부산 내 시외버스 정류소를 37개로 파악하고 있었다.

시는 여객자동차법상 노선 조정이나 정류소 설치·이전·폐지 등 시외버스 운영과 관련된 인허가권이 부산시장에게는 없고, 경남도 등 인접 도지사에게 있다는 이유로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경남도나 국토교통부를 통해 정류소 현황을 파악했지만, 최근에는 자료 확보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가 행정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시외버스 정류소 곳곳에서는 ‘글로벌 도시’에 걸맞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최근 불거졌던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이하 해운대정류소)가 대표적이다. 해운대정류소는 논란 끝에 현재 기존 부지와 인접한 국가철도공단 부지를 무단으로 점유한 채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 정류소에서 매일 버스와 보행자, 차량이 뒤섞이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하루 이용객이 1500명에 달하는 동래시외버스정류소(이하 동래정류소)도 ‘보따리 운행’을 하다 지난 2012년 현 부지를 매입해 매표소와 승객 대기 공간을 조성하면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승객들이 인도 위로 몰릴 땐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

시외버스 정류소 문제의 근본 원인은 25년째 부산의 시외버스 거점 역할을 못 하고 있는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이하 노포터미널)에 있다. 시는 2001년 도심 교통 혼잡을 이유로 당시 동래구에 있던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을 시 외곽의 노포터미널로 옮겼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5년 전 수립된 노포터미널 중심의 시외버스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경성대학교 신강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시는 여전히 노포터미널이 이용객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찾아야 한다”며 “해운대권에 적정 규모의 안정적인 시외버스 거점을 조성하고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역할을 재설정하는 등 도시 전체의 시외버스 체계를 다시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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