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국 반전' 기대 속 중도 이탈 가속 우려도

윤 대통령 석방에 국민의힘 고무
"탄핵 각하 확실" "헌재, 상황 인식해야"
강경 메시지에 지지층 결집 가속도
국민의힘 지지율 주춤, 중도 확장성 한계
"윤 대통령 주도권 확보, 강경 여론이 지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3-09 16:20:53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여권 내 정국 반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치소를 벗어난 윤 대통령에게 한층 힘이 실리면서 향후 ‘조기 대선’이 열리더라도 강경 여론이 여권 흐름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지층 결집을 등에 업은 당내 강성 메시지도 함께 커지면서 중도층 이탈이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따른 석방으로 당내 ‘친윤’(친윤석열) 기조가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덩달아 윤 대통령의 당내 ‘그립’이 강화되면서 친윤계의 당내 주류가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여파로 당장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 대통령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 접견 계획에 대해 “차차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당 지도부가 고생 많았다. 건강은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석방)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자 피곤하다”며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했지만, 검찰의 석방 지휘가 이뤄지지 않은 지난 7일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실과의 조율을 거쳐 조만간 관저를 찾아 윤 대통령과 면담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및 석방을 계기로 헌재 결정 시기가 애초 예상하던 오는 14일 이전보다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전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여권의 ‘윤 대통령 껴안기’는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동시에 정국 반전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을 각하해야 한다”는 등의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고리로 ‘탄핵 각하’까지 꺼내 들며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 고무되면서 덩달아 보수 지지층 결집도 이전보다 빠르게 가속하는 모양새다. 지난 8일 경찰에 집회 신고한 인원은 탄핵 반대 측 8만 명, 탄핵 찬성 측 3만 3000명으로 광장 정치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권의 보수 지지층 보폭 맞추기 행보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무관하게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현 상황이 여권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주춤하고 있고, 중도층과의 거리는 여전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P))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40%, 국민의힘은 36%를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2%에서 4%P 차로 다시 벌어졌다. 중도층 지지율은 국민의힘 25%, 민주당 46%로 나타났으며, 중도층의 71%가 탄핵에 찬성했고 22%만 반대했다.

향후 조기 대선이 열리더라도 구치소를 벗어난 윤 대통령의 존재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내 강경 여론이 경선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중도층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이에 대해 “구속 취소로 윤 대통령이 강력한 당내 주도권을 가진 상황이다.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윤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탄핵심판 선고 전 윤 대통령을 껴안으며 배수진을 친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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