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2025-03-08 22:00:03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 결정된 8일 서울과 부산 등 전국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이 찬반 집회 도중 전해지자 참가자들 희비가 엇갈렸다. 법원 구속 취소 결정에 따라 검찰이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하자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8일 오후 1시께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도 같은 시각 여의도 일대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두 집회엔 윤 대통령 지지자가 각각 4만 명과 1만 5000명 정도 운집했다.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에서 윤 대통령 석방과 공소 기각을 촉구했다.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뿐 아니라 ‘불법구속 즉각취소’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감옥 문을 열어라” “빨갱이를 척결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윤 대통령이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오늘 저녁 9시께 한남동 관저로 돌아올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석방 소식에 한남동 관저로 이동했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6분께 관저로 복귀했다.
탄핵 촉구 집회도 이날 오후 2시부터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야당과 촛불행동은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두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1만 3000명과 1만 8000명 정도 참가했다.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는 1500명 정도로 추산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내란종식 민주수호’ ‘극우국힘 규탄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범들을 철저히 단죄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현장에선 “윤석열 석방 규탄한다” "민심을 짓밟은 검찰 규탄한다”로 구호가 바뀌었다. 비상행동 관계자는 윤 대통령 석방과 관련해 “어떻게 다시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느냐”며 “비상행동 의장단에서 대응 행동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세이브코리아는 8일 낮 12시 30분부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탄핵 반대 구국 기도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700명이 광장에 모여 탄핵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부울경자유민주대학생연합은 이날 오전 남구 유엔참전기념탑 앞에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유엔군을 비하한 문형배는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이하 부산비상행동)은 8일 오후 4시부터 서면 동천로 일대에서 ‘탄핵 촉구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900명이 참가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석방을 결정한 검찰을 규탄하기도 했다.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난 7일 부산에선 긴급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부산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규탄 부산 긴급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500여 명이 모였다.
부산비상행동 측은 “법원이 윤석열 변호인들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라며 “내란범들 편에 서겠다는 정치적 판단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언대에 오른 한 시민은 “국민 생명을 위협한 내란수괴에게 구속 취소 결정이 내려진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법원에서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를 뒤엎으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