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 좁히고 피떡 만드는 위험 요인, ‘관리’가 답이다

[심근경색 발병과 재발 막으려면]

동맥경화 상태서 기름 찌꺼기 터져
심근 괴사로 심정지 유발 사망률 ↑
생활 습관·만성질환·가족력 원인

신속한 치료로 막힌 혈관 뚫어 줘야
시술 이후에도 만성질환 조절 중요
생활 습관 개선해 심혈관 건강 유지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5-03-04 07:00:00

구포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신호철 심장혈관센터장이 심근경색의 위험 인자와 예방·관리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포성심병원 제공 구포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신호철 심장혈관센터장이 심근경색의 위험 인자와 예방·관리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포성심병원 제공

심근경색은 뚜렷한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나타난다.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구포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신호철 심장혈관센터장은 "심근경색은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위험 요인들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동맥 완전히 막아 치명적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혈액과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서 심근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심정지 가능성이 높아 약 30%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고,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상동맥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섬유성 막이 둘러싸게 되는데, 이 막이 갑작스럽게 파열되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로 노출되고 '피떡'이라고 부르는 혈전이 뭉쳐서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심장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빠르게 손상된다.

심근경색은 같은 관상동맥경화 질환인 협심증과 혼동하기 쉽다. 협심증은 심장동맥이 좁아져서 일시적으로 혈류 공급이 부족해 가슴 통증이 발생한다면, 심근경색은 좁아진 혈관의 안쪽에 들러붙어 있던 기름 찌꺼기가 터지면서 심장동맥이 완전히 막히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심근경색은 일반적으로 5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더 많이 발생한다. 남성에서 발병률이 더 높지만, 여성은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 호르몬의 혈관 효과가 사라지는 폐경 이후부터 발병률이 급증한다.

흡연, 과도한 음주, 고지방 식이,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당뇨와 콜레스테롤 같은 만성 질환이 심근경색의 주요 위험 인자다. 유전적인 요인인 가족력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주로 심한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을 경험한다. 갑자기 턱, 목, 어깨, 왼쪽 팔 등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을 흘리기도 하며, 심장의 수축 기능이 약해져 혈압이 갑자기 떨어질 수도 있다.

무력감, 구토, 어지럼증, 현기증,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단, 개인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고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신 센터장은 "급성심근경색은 동맥경화반의 불안정화나 혈역학적 원인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섬유성 막이 파열되기 전 동맥경화가 있는 상태에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은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위험 요인들을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미지투데이 심근경색은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위험 요인들을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미지투데이

■고혈압·당뇨 치료 계속해야

심근경색은 즉시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사망률을 낮추려면 신속한 치료로 심근 손상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응급실에 도착하면 먼저 관상동맥 조영술로 관상동맥의 막힌 부분을 확인하고, 바로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해야 한다. 혈관 협착이 심하거나 중재시술이 어려운 경우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해 다른 혈관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급성심근경색의 시술 후에는 최소 5일 이상 입원해 합병증이나 이상 소견 여부를 집중 관찰한다. 또한 동맥경화의 원인을 파악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필요한 약물 치료를 하고, 항혈소판제재를 지속해 스텐트 내의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한다. 퇴원 후 약 6개월 동안은 무리한 운동이나 노동은 삼가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만성 질환 관리와 금연이 필수다. 신 센터장은 "고혈압과 당뇨 등에 대한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재발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경과를 확인하고 약물을 조절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흡연자의 경우 재발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금연을 하지 못해 다시 시술적 치료를 하게 되기 때문에 금연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기본이다.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저염식, 섬유소와 단백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 콩 등을 섭취하는 등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대표적인 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은 예방을 위해서도 필수다.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해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구포성심병원 신호철 심장혈관센터장은 "심근경색은 여러 원인과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지만,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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