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소매판매 금융채권 최대 6000억 원

MBK와 국민연금 등
작년부터 홈플러스 가치평가 견해차
금융당국 “예의주시”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3-09 11:18:52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은 가운데 개인이나 법인에 소매판매된 금융채권이 최대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서울 강서구 강서점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은 가운데 개인이나 법인에 소매판매된 금융채권이 최대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서울 강서구 강서점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은 가운데 개인이나 법인에 소매판매된 금융채권이 최대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판매 금융채권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전단채 등으로 모두 약 6000억 원 규모다.

금융권에서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 물량이 대형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판매된 것으로 추정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물품대금, 외상담보채권 등 상거래채권 등은 변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채권의 경우 채무불이행이 이미 시작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은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3788억 원,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281억 원 등 총 4019억 원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5일 만기가 돌아온 제76-1회 ABSTB의 만기 미상환을 이유로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전량을 부도 처리(신용등급을 D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이중 약 3000억 원의 물량이 소매판매됐다는 점이다. 이 ABSTB는 홈플러스가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것으로, 카드사들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대금을 회수했으나 신영증권을 통해 ABSTB를 산 투자자들은 사실상 손실을 눈앞에 두게 됐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CP·전단채 잔액(지난 4일 기준 1880억 원) 중에서도 상당량이 개인과 법인 등 소매판매 투자자에게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금융채권의 투자 손실이 확정되면 시장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외상매출채권은 3000억 원,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300억 원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 간에 작년부터 홈플러스 가치평가에 견해차가 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작년 말에도 홈플러스의 가치를 1조 5000억∼2조 원으로 평가했지만, 국민연금과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투자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상각 처리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3조 2000억 원을 동원하기 위해 활용했던 3호 블라인드 펀드 기관투자자들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홈플러스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에는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테마섹 등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미 회수불능이 예견돼 있었음에도 홈플러스에 CP와 전단채,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감행하게 해 소매투자자들을 손실 가능성에 직면하게한 MBK파트너스에 금융당국이 검사권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시장의 안정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필요한 경우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와 재산 상황을 검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투자한 홈플러스 RCPS 5826억 원의 부채에서 자본으로 전환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RCPS는 일정 기간 후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특정 조건에서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전환권이 부여된 우선주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 RCPS 발행조건 변경에 합의한 적이 없으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 조건은 투자 당시와 비교해 변경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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