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3-06 18:15:28
프로농구 부산 KCC의 추락이 끝 간 데 없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사라지고 ‘동네북’으로 전락하며 최하위 위기까지 몰렸다.
15승 27패를 기록한 KCC는 6일 현재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 가능한 6위 원주 DB(19승 22패)와의 격차는 4.5경기다. 현재 정규리그 12경기만 남겨 놓고 있어 KCC의 PO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제는 6강 PO 진출보다는 꼴찌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할 처지다. 지난 2일 선두인 서울 SK와 원정 경기에서 패하면서 구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10연패’에 빠졌다. KCC는 9위 고양 소노(14승 27패)와는 0.5경기, 최하위인 10위 서울 삼성(12승 29패)과의 격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KCC는 시즌 전만 해도 ‘슈퍼팀’이라 불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최준용, 송교창, 허웅, 이승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이어 팀에 포진해 2연패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이 같은 전망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KCC가 전반기 부진할 때만 해도 지난 시즌처럼 6위로 PO에 진출하기만 하면 극적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젠 그 6위마저 멀어지며 꼴찌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KCC의 부진은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팀의 높이를 책임지는 핵심 전력인 최준용과 송교창이 오랜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CC는 시즌 초반부터 힘든 경기를 이어갔다. KCC가 치른 42경기 중 송교창이 뛴 건 8경기에 불과하고, 최준용은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허웅과 이승현에게 쏠린 부담은 더 커졌다. 이승현이 팀의 높이를 홀로 책임져야 했고, 외곽을 지탱하던 허웅은 갈수록 힘을 잃고 주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어긋났다. KCC는 국내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된 타일러 데이비스와 디온테 버튼으로 진용을 꾸렸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개막 직전 퇴출됐고, 버튼은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며 삐걱댔다. 극약처방으로 버튼을 안양 정관장에 내주고 케디 라렌을 데려왔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전 선수와 벤치 간의 전력 차가 큰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KCC가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의 대부분을 이들 4명에게 소진하다 보니 벤치 자원이 부족하고 주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KCC의 허술한 수비도 추락의 원인이다. KCC는 평균 81.8점을 내주며 10개 구단 중 경기당 최다 실점을 하고 있다.
KCC의 다음 경기는 오는 13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다. KCC가 이 경기를 통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팀 최다 연패 불명예 신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