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였던 '옥자'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과 투자사인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국내 프로듀서 최두호 김태완 서우식, 국내 배급사 NEW 김우택 총괄대표가 참석했다.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제작자는 봉준호 감독의 극찬부터 늘어놨다. "브래드 피트도 그렇고 우린 봉준호 감독을 오랫동안 흠모해왔다. 거의 스토킹처럼 봉 감독 작품을 봐왔고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찬사에도 봉 감독은 '옥자'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소감에 대해 "두렵다"고 표했다. 그는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흥분되고 영광되는데 불타는 판에 올라가는 생선 느낌이 든다. 흥분도 되지만 두렵다"고 대답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서는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동물이다. 영화 '옥자'는 옥자라는 동물과 미자라는 어린 아이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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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감독과 투자사 넷플릭스, 제작사 플랜비 등 관계자의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 참석 모습. |
봉 감독의 칸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네번째. 그는 2006년 ‘괴물’, 2008년 ‘도쿄!’, 2009년 ‘마더’에 이어 ‘옥자’로 다시 한 번 칸 초청을 받았다. 2011년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에 이어 6년 만의 방문이다.
'옥자'는 넷플릭스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칸에 초청되면서 화제를 모았으나 칸 영화제 내에서 반발과 함께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극장협회(FNCF) 측은 "극장에서 미상영된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건 위반이다"고 주장했다. 모든 프랑스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한 후 3년이 지나야 가입자 주문형 비디오(SV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이 있다. 이에 '옥자의 칸 경쟁진출 제외설'까지 돌았으나 영화제는 내년부터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되는 작품만 칸 경쟁부문 초청이 가능하다'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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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포스터. 봉준호 감독 신작으로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했다. `옥자` 배급사 NEW 제공 |
봉 감독은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 칸 상영 논란은) 소동 같은 것 같다. 심각하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테드 (사란도스)도, 기자들도 집에서 IPTV로도 보고, 극장에도 가지 않나. 극장과 IPTV가 다 공존 가능하지 않을까. 칸영화제 상영 논란에 대해선 마음 편하게 지켜보고 있다. 영화의 긴 수명을 볼 땐 극장, 비행기, 집에서든 보는 건 마찬가지다. 극장에서 볼 때 아름다우면 작은 스크린에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실 '옥자'도 필름으로 촬영하고 싶었는데 국내 유일의 현상소가 문을 닫는 등 고충이 있었는데 필름이 아닌데 필름 같이 나오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었다. 순수하게 영화 관점으로 접근했다. 필름 같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 찍은 영화 중 세계 세 번째 작품이다"고 자랑했다.
테드 사란도스는 또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극장과 서로 배타적인 게 아닌 '영화 사랑하는 사람'이란 공통점 있다. 극장에 자주 간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된다. 그러나 다른 원하는 방식으로도 관람 가능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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