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이 오는 31일 개봉하는 가운데 작품의 주된 소재로 사용된 '임진왜란'과 '광해'가 역대급 흥행을 일으킨 이전 사극영화 '명량'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스토리를 관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명량'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새로운 사극 '대립군'과 묘한 공통점이 있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 영화 '대립군' 배경이 되는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만든 많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다.
역사적 시간 순으로 봤을 때 임진왜란 초기를 다룬 영화는 '대립군'이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 후 선조가 명나라로 피란하자 선조를 대신하게 된 왕세자 광해가 직접 분조 일행을 이끌며 전국 곳곳의 게릴라 전투에서 승리한다. 영화는 당시 ‘대립군’이 의병의 시초가 됐을 것이라는 상상을 모티브로 이들의 여정을 그려나간다.
그로부터 5년 후 1597년은 임진왜란 중기로, '명량'의 배경이 되는 시기.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만으로 왜군의 배 330척 공격에 맞서 한반도 바다를 지켜냈다. 관객수 1천760만명을 동원하며 지금까지도 국내 역대 영화순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명량'을 보면, 임진왜란이 얼마나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소재인지 확인할 수 있다.
1592년 의병 전쟁을 이끌었던 광해의 즉위 중기 모습이 어땠는지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사극은 1616년 광해의 모습을 그린다. 광해 역에 배우 이병헌이 남다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해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시 1천230만을 동원하며 베일에 싸인 왕 광해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증명했다.
'대립군'은 '명량'과 '광해, 왕이 된 남자' 이야기가 탄생한 시발점에서 '임진왜란'과 '광해'라는 매력적인 모티브를 적절히 활용해 스크린 위에 새 이야기를 펼쳐낼 계획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대립군'을 통해 스크린 위에 처음으로 해석되는 어린 광해는 시대를 넘어 진정한 리더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관객들 공감을 자극할 예정. 정윤철 감독은 “지금 이 시대,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면서도 계속 든 생각이었다. 백성이 왕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 사회에 공감을 줄 것 같다”며 "광해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그려냈다"고 자신했다.
어린 광해 역 배우 여진구는 “근엄한 모습보다 겁도 많고 인간적인 모습의 광해가 매력적이다. 고난을 거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또 다른 매력의 광해를 기다리는 관객의 기대감을 배가시킨다.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앞선 시대를 그리며 '어린 광해'를 통해 진정한 리더를 필요로 해왔던 국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관통할 '대립군'이 웰메이드 사극의 흥행 바톤을 이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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