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2024-07-11 16:21:43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잉글랜드가, 코파 아메리카 2024(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콜롬비아가 결승전 진출을 최종 확정지었다. 이로써 네덜란드를 꺾은 잉글랜드는 스페인과 유럽 축구 왕좌를 다투며, 우루과이를 이긴 콜롬비아는 우승 트로피를 놓고 아르헨티나와 격돌한다.
잉글랜드는 11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대회 4강전 상대로 네덜란드와 격돌해 2-1 역전승을 일궜다. 잉글랜드는 16강전과 8강전 때처럼 이번 경기에서도 상대팀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7분 네덜란드의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가 전방에서 공을 가로챈 뒤 페널티지역 모서리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에 정확히 밀어 넣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뮌헨)이 해결사로 나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케인이 슈팅을 시도하려 할 때 네덜란드의 덴절 뒴프리스(인터 밀란)와 충돌해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이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침착하게 성공해 전반 18분에 1-1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의 치열한 경기 끝에 쐐기골을 넣은 선수는 잉글랜드의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였다. 왓킨스는 후반 35분 케인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그는 교체 10분 만인 후반 45분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공을 받은 뒤 오른발로 낮게 슈팅해 네덜란드의 골망을 갈랐다.
사실 잉글랜드는 케인을 비롯해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스타급 선수가 대거 포진한 초호화 군단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경기 내용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조별리그 C조에서 1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으나 3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쳐 자국 팬들의 실망을 샀다. 다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승부를 뒤집는 끈기는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네덜란드를 제압한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15일 오전 4시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유럽 축구의 왕좌를 다툰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때 우승했던 전례가 있지만, 유로 대회에서는 단 한 차례도 정상에 올라 선 적이 없다.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는 콜롬비아가 우루과이를 물리치고 23년 만의 우승을 벼른다. 콜롬비아는 같은 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전 상대로 우루과이와 격돌해 1-0으로 이겼다. 양 팀은 전반 시작과 함께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치열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콜롬비아는 우루과이의 공세에 잠시 밀리다 전반 39분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차올린 오른쪽 코너킥을 중앙 미드필더 헤페르손 레르마가 골 지역 왼쪽에서 헤더로 상대의 골망을 갈랐다.
콜롬비아는 선제골 성공에도 수적 열세로 경기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펼치던 오른쪽 풀백 세바스티안 무뇨스가 전반 추가시간에 팔꿈치로 가격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전반 31분 과격한 태클로 이미 옐로카드를 받았던 무뇨스는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전반을 0-1로 끌려간 채 마친 우루과이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10명으로 줄어든 콜롬비아를 매섭게 몰아쳤다. 콜롬비아는 이런 우루과이의 대대적인 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때로는 역습으로 대응해 경기 결과는 이대로 굳어졌다. 2001년 대회 우승팀인 콜롬비아는 15일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15회)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3년 만의 정상에 도전한다.